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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 땐 배당주'도 옛말…투자자들 외면, 왜?

SBS Biz 조슬기
입력2023.12.12 11:46
수정2023.12.12 11:54


연말을 앞두고 찬바람이 부는 이맘때쯤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증시 격언이 올해는 도통 통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상 연말에는 배당금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배당주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올해는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내 주요 배당주 50개 종목을 모아 만든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지난 11월 한달 동안 5.67%가량 상승하는 데 그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상승률 11.3%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 고배당 50지수 상승률은 지난 1일 이후 어제까지 1.7%에 불과해 '찬바람 불 땐 배당주'라는 옛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배당주로 분류되는 금융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지수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살펴보면 메리츠금융지주, POSCO홀딩스, 기아만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을 뿐 나머지 은행주들은 같은 기간 마이너스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상대로 막대한 이익을 냈다는 이유로 상생금융을 압박하고 횡재세를 발의하는 등 투자심리 악화에 일조한 영향이 은행주 반등을 가로막은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증권주 역시 부동산PF 부실 등 지속된 불확실성에 배당매력이 떨어지면서 주가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어떤 형태로든 연내에 은행 초과 이익 대책이 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한동안 은행주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코스피 고배당 50지수의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최근 '깜깜이 배당' 투자 관행을 없애기 위해 내놓은 배당절차 개선 방안도 연말 배당주 투자 움직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과거와 달리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2~3월 이후로 바꾸게 되면, 배당금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굳이 연말에 바삐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부진으로 배당액이 줄어드는 '배당컷', 이른바 배당금 감소가 나올 것이란 우려도 배당주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배당주 투자 매력이 예전에 비해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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