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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방식에 이별 고한 김범수 "이름까지 바꿀 각오"

SBS Biz 이민후
입력2023.12.11 20:13
수정2023.12.12 08:55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카카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오늘(11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 사옥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서 "항해를 계속할 새로운 배의 용골(배의 중심축)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창업자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카카오의 사업 개편 방향을 공유한 뒤, 20개 가량의 임직원 질문에 직접 답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임직원 2천200여명(온라인 참석 1천800여명 포함)이 참석했습니다. 김 창업자가 직원들과 직접 마주한 건 2021년 2월 창사 10주년 기념 간담회 이후 2년 10개월 만입니다.

김 창업자는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저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카카오는 한때, 무료 메신저로 각광을 받던 카카오톡으로 부흥기를 이끌며 재계 15위까지 성장했습니다. 다만, 매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로 주주들에게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김 창업자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고자 했으나 지금은 카카오가 좋은 기업인지조차 의심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 창업자는 '이름'까지 바꿀 수 있다는 높은 쇄신 강도를 예고하면서 그동안 기대온 성장 방정식과 거버넌스 체계를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창업자는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카카오의 계열사는 지난 10월 기준 144개로 지난 2021년 105개에서 39개 증가했습니다. 사실상 앞서 얘기한 '원점 재검토'의 기준을 모든 계열사에 확장할 방침입니다.

동시에 김 창업자는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카카오는 과도한 자율경영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 부재라고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에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등 각종 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동일한 혐의로 김 창업자 또한 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적 쇄신도 동시에 진행할 전망입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며 "2024년부터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쇄신의 진행 상황과 내용은 크루들에게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창업자는 "지금의 이 힘든 과정은 언젠가 돌아보면 카카오가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하는 계기로 기억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모바일 시대에 사랑받았던 카카오가 AI 시대에도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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