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기준 넘긴 아파트, 준공 승인 못 받는다
SBS Biz 이한나
입력2023.12.11 14:06
수정2023.12.11 14:26
[지난해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층간소음 분쟁 현황과 대책방안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시공 업체가 반드시 보완 공사를 해야 합니다.
보완 공사를 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가 준공 승인을 해주지 않아 입주 자체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과 금융 비용은 건설사가 부담해야 합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층간소음 해소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의 미비점을 보완한 것입니다.
사후 확인제는 30가구 이상 신축 공동주택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가구의 층간소음이 제대로 차단되는지 정부 지정 기관에서 검사받도록 한 제도입니다. 검사 결과가 기준(49dB)을 충족하지 못하면 시공 업체에 보완 시공이나 손해 배상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조치가 '권고'에 그치기 때문에 보완 시공을 하지 않더라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게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입주민들이 소송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건설사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 시공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기준을 못 맞추면 아예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는 고강도 대책을 추가로 내놓았습니다.
지자체가 준공 승인을 하지 않으면 아파트 입주 절차는 전면 중단됩니다.
아울러 지금은 건설사가 보완 시공과 손해 배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장기 입주 지연 등 입주자 피해가 예상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보완 시공을 손해배상으로 갈음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입주민들에게 손해 배상하는 아파트의 층간소음 검사 결과는 전면 공개합니다. 임차인과 장래 이 아파트를 살 사람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또 지금은 전체 가구 중 2%를 표본으로 뽑아 층간소음을 검사하지만, 앞으로는 검사 표본을 5%로 늘립니다.
층간소음 점검 시기는 앞당깁니다.
아파트를 다 지은 상태에서 층간소음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재시공이 어려운 데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건설사는 보완 시공을 아예 못할 수도 있어서입니다.
지자체별 품질점검단이 공사 중간 단계(준공 8∼15개월 전)에 샘플 세대를 대상으로 층간소음을 측정합니다.
이런 대책의 시행과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는 지난해 8월 4일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한 사업부터 적용되기에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2024∼2025년 준공되는 아파트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사후 확인제는 시행 이후 지금까지 건설 기간이 짧고 세대 수가 적은 도시형생활주택 2곳에서만 적용됐습니다. 2곳 모두 층간소음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또 층간소음 기준 미달 아파트의 보강시공 의무화와 준공 승인 불허를 위해선 주택법이 개정돼야 합니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법안 제출과 논의는 내년 6월 임기를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이뤄지게 됩니.
신축 아파트 관리를 강화해도 여전히 구축 아파트의 층간소음은 문제로 남습니다.
앞서 정부는 기존 아파트에 대해선 소음 저감 매트 시공 비용을 최대 300만원까지 저리로 빌려주겠다는 대책을 내놨는데, 자기 돈을 들여야 하는 탓에 지원 가구는 올해 21가구에 그쳤습니다.
정부는 2025년부터는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매트 설치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강화하면 가뜩이나 많이 오른 공사비가 더 뛰고,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원희룡 장관은 "이번 조치는 층간소음 기준을 새롭게 강화하는 게 아니라 현행 기준을 잘 지키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이미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건설사라면 이에 따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는 건설사가 품질 관리를 허술하게 해 발생한 불편을 국민들께 전가할 수 없도록 하겠다"며 "층간소음 차단 기술이 공동주택의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이건 공짜로 드려요"…위기의 스타벅스, 돌파구 마련 분주
- 2.애플, 돈 내고 가입한 수리보증 거절
- 3.[단독] 단돈 50만원도 없어…14만명 몰린 '이것' "IMF 때보다 더해요"
- 4.내 돈 100만원 남의 통장에, 어떡해…착오송금 때 '이것' 하세요
- 5.10억 넣고 수천만원 이자 받는 찐부자 이렇게 많아?
- 6.아반떼, 4억 람보르기니 '꽝'…얼마나 물어줘야 할까?
- 7.네이버웹툰, 하루 이용자 400만명 깨졌다…바깥 이어 안방서도 '몸살'
- 8.'청약통장 납입금 이래서 올렸나'…세수펑크 메꾸려?
- 9."기껏 뽑았더니"…10명 중 6명, 1년 이내 짐 싼다
- 10.아는 사람만 할인받는 '통신사 멤버십'…이용률 '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