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취임 "1만5천% 인플레 재앙 직면…개혁만이 해법"
SBS Biz 김종윤
입력2023.12.11 07:57
수정2023.12.11 07:59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현지시간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 궁(카사 로사다) 발코니에서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는 지지자를 향해 감사를 전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하비에르 밀레이(53) 대통령이 현지시간 10일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오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연방의회에서 전통에 따라 퇴임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부터 어깨띠를 넘겨받은 뒤 취임선서를 하고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에 올랐습니다.
이 자리에선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도 별도로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선서 후에 연설 없이 퇴장했는데, 연방 의회에서 취임 선서 후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은 대통령은 지난 1983년 민주화 이후 밀레이 대통령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밀레이 대통령은 의회 앞 광장으로 나와 미리 준비된 연단에서 취임사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 더 험난한 어려움이 닥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강력한 개혁을 통한 경제난 해결의지를 천명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국민은 되돌릴 수 없는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다"며 "우리는 수십 년간의 실패와 내분, 무의미한 분쟁을 묻어버리고, 폐허처럼 변한 사랑하는 조국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보다 더 나쁜 유산을 받아 든 정부는 없다"고 단언한 뒤 "재정 및 수출 쌍둥이 흑자를 자랑하던 전 정부는 오늘날 우리에게 국내총생산(GDP) 17%에 달하는 쌍둥이 적자를 남겼다"면서 "아르헨티나는 현재 연간 1만5천%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겪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순간 술렁이는 청중을 향해 밀레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초인플레이션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라면서 "GDP 5%에 달하는 공공 부문 재정 조정을 비롯해 강력한 경제난 극복 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약속하며 "국가를 전리품으로 간주하여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모델은 종식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비바 라 리베르타드, 카라호"(자유 만세, 빌어먹을)이라는 특유의 구호를 3번 외치며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리베르타드는 그의 소속정당(자유전진당) 약칭이기도 했습니다.
취임식 행사에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을 비롯한 남미 주변국 정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등이 자리했다. 한국에서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경축 특사로 참석했습니다.
'정권 실세'로 꼽히는 대통령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와 1기 내각(수석 장관 및 9개 부처 장관) 및 참모진 등도 함께 했습니다.
취임식 이후 마요대로를 따라 카퍼레이드를 한 밀레이 대통령은 대통령궁(카사 로사다)에 첫발을 들였고, 그의 곁에는 카리나가 함께 했습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으로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꼽히는 밀레이 대통령은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지 2년여만에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그는 지난 8월 대통령선거 예비선거(PASO)에서 '깜짝 1위'로 돌풍을 일으킨 뒤 10월 본선에서 2위에 올랐고, 지난 달 19일 결선투표에서 좌파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2) 전 경제장관을 11.3% 포인트 차로 따돌리는 역전극으로 대권을 잡았습니다.
그는 선거 과정에 '전기톱 퍼포먼스 유세'를 벌이는 등 돌출적인 언행으로 국가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과시하고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를 시도했으며, 중앙은행 폐쇄 및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화로 대체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과격한'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그는 그러나 여소야대 국면 속에 첫 내각을 온건파로 꾸리며 중앙은행 폐쇄와 달러화 도입 등 주요 공약 이행의 속도 조절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18개의 기존 정부 부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안은 이미 시행했고, 주요 공기업 민영화는 곧바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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