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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 가장 시끄러웠던 GS-DL…전혀 다른 수장 거취

SBS Biz 신성우
입력2023.12.07 17:09
수정2023.12.27 14:50


올 한해 가장 시끄러웠던 건설사 두 곳을 꼽는다면 단연 GS건설과 DL이앤씨입니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가 곤두박질쳤습니다. 사고에 따른 영업정지 리스크도 떠안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이후 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지난해 1월 이후 총 7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반복되는 사고에 이미 신뢰를 잃었습니다.

잡음에 시달리는 동안 내실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GS건설은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손실분을 반영하며 올해 3분기까지 약 1천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습니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2천4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35% 감소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주택 원가율이 93%까지 치솟으며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습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경쟁사 대비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힘들었던 한해를 보낸 만큼, 또 내년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건설사에게는 연말 인사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대규모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점쳐지던 두 건설사였지만, 수장의 거취는 정반대였습니다.

올 한해 잡음 많았지만…마창민 '일단' 유임
  
[마창민 DL E&C 대표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3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일단' 유임됐습니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유임 시기가 결정되겠지만, 당분간 자리를 지키게 됐습니다.

마창민 대표는 2020년 LG전자에서 대림산업으로 넘어왔습니다. 이후 대림산업의 건설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DL이앤씨가 설립되며 이듬해 초대 대표직을 맡았습니다.

마창민 대표는 LG전자에서 마케팅 직무를 두루 거쳐온 인물입니다. '건설통'은 아니지만, '마케팅통'으로서 역할을 기대하며 대표에 세웠지만 실적은 하향세입니다. 2021년 영업이익 9천573억원에서 2022년 4천970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올해는 더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유임된 것은 마창민 대표가 주택사업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겸직 중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는 일이 워낙 많았다보니, 주택현장을 따로 맡길 수 있는 인물인 곽수윤 신임 주택사업본부장을 세워 두고 마창민 대표에게 기회를 더 주는 모양새입니다. 주택사업본부장을 넘기고, 마케팅통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라는 의미도 깔려 있습니다.

또한, 주택사업본부장이 그간 공석일 정도로 본부장급들이 워낙 없었던 만큼 대신 대표로 올릴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여러모로 '아직은'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같은 'LG맨 출신' 남용 이사회 의장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실추에 '오너 4세' 등판

DL이앤씨와 반대로 GS건설은 10년간 대표 자리를 지킨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을 과감히 교체했습니다.

대표직 4연임에 성공하며, '허창수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오너일가의 신뢰를 받아왔지만,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라는 풍파는 넘지 못했습니다.

소방수로는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온 '오너 4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선임됐습니다. GS건설 측은 "신사업부문을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현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추된 '자이'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해 오너가를 대표로 올려,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큰 사고가 있었던 만큼 세대 교체와 승계 작업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이미 인사는 발표됐고, 옳은 인사였다는 것을 증명해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앞으로의 성과입니다.

수장의 거취가 엇갈린 두 건설사의 내년 경영 실적에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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