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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딱 100마리 뿐인 '이 새'…영광 육산도에 살림 차렸다

SBS Biz 신다미
입력2023.12.07 15:15
수정2023.12.07 17:17

[새끼를 품고 있는 뿔제비갈매기. (사진=환경부)]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구상에 생존 개체수가 약 100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뿔제비갈매기 7마리가 번식을 위해 2020년부터 3년 간 매해 전남 영광군 육산도(특정도서)로 귀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오늘(7일) 밝혔습니다.

7마리 중 수컷 2마리는 2016년 육산도에서 번식활동을 했던 성조(어른새) 개체로 확인됐습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바닷새의 번식연령(약 4년)을 고려하면 이 두 마리의 수컷 나이가 최소 12살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올해 분석 결과 이들 7마리 중 암컷 1마리가 2016년부터 6년 간 육산도에서 같이 번식활동을 했던 수컷이 생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 중 다른 수컷 1마리와 번식 활동을 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갈매기, 제비갈매기 등 대부분의 바닷새는 맺어진 짝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구진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활동에서 수컷이 바뀌는 이례적인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는 육산도에서 2016년 뿔제비갈매기가 최초로 발견된 것을 계기로, 국립생태원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번식과 행동에 대한 기초 생태자료를 2016년부터 확보하고 뿔제비갈매기의 다리에 철새 이동연구용 가락지를 2021년부터 부착해 관찰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그간 수집한 사진 자료를 분석해 성조의 고유 얼굴 특징을 발견하고 개체 식별에 성공했으며 이들의 성별, 나이, 짝 관계 등을 분석했습니다.

 
[뿔제비갈매기 전 세계 번식지 현황. (사진=환경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육산도에 한 번이라도 찾아온 성조 개체 뿔제비갈매기는 2020년부터 3년 간 매해 귀환한 7마리를 포함해 모두 9마리로 확인됐습니다.

이들 9마리는 수컷 3마리, 암컷 3마리(1마리 추정), 성별 구분이 아직 파악이 안 된 3마리로 구성됐습니다.

한편 육산도는 중국 번식지에 이어 전 세계 5번째 뿔제비갈매기 번식지이며, 특정도서로 지정돼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무인도입니다.

특정도서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자연생태계, 지형, 지질, 자연환경 등이 우수해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무인도서입니다.

이곳은 사람의 간섭이 적고, 분류학적으로 다른 속인 괭이갈매기와 함께 서식하고 있어 교잡의 위험도 없는 등 뿔제비갈매기에게 유리한 번식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소영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이번 연구결과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생태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특정도서 등 국가보호지역이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안정적인 번식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다시 확인된 만큼 이곳의 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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