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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우회상장 기업 10곳 중 8곳, 실적 '뻥튀기' 심각

SBS Biz 조슬기
입력2023.12.07 13:56
수정2023.12.07 13:56


기업인수목적회사, 이른바 '스팩(SPAC)'으로 상장한 기업 10곳 중 8곳은 미래 영업실적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추정한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약속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스팩으로 상장한 기업 139곳을 대상으로 상장 당시 실적 추정치와 실제 실적(1차년도~5차년도)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미달 기업 비중은 평균 76%, 영업이익 미달 기업 비중은 평균 84.1%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습니다.

특히, 스팩 상장 기업의 평균 매출액 추정치는 571억 원이었으나 실제 매출은 468억 원에 불과했고, 영업이익도 추정치는 106억 원인 반면 실제 영업이익은 44억 원에 그쳤습니다. 

스팩은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비상장 기업은 스팩을 통해 우회 상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팩과 기업이 합병할 경우 합병 비율을 산정하기 위해 기업의 미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계산하는데, 그동안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한 기업들이 미래 영업실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반영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스팩을 통해 상장한 A바이오 기업은 특정 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을 통해 향후 1천43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임상시험 등이 지연되면서 매출발생 예정일이 1년 이상 경과했음에도 관련 매출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B콘텐츠 기업은 콘텐츠 관련 수주 진행 중인 모든 건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가정해 해당 사업부 매출만 346억원으로 추정했지만 최종적으로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빈발하면서 실제 매출액은 추정치의 10분의 1인 35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C코스메틱 기업은 신규로 진출할 사업 부문에서 진출 첫 해에 7억 원, 그다음 해에 5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매출 발생은 1년 지연되었고 매출액도 첫 해는 4억 원, 이듬해는 33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금감원은 증권사 등 스폰서와 회계법인 등 외부평가법인이 기업가치 고평가를 방지해야 하지만 합병성공 및 업무수임 등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 보호 노력이 상당히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고평가되면 스팩 투자자에게 불리한 합병비율이 적용돼 결국 투자자 피해로 귀결된다"며 "내년부터 회계법인의 스팩상장 기업 외부평가 이력, 외부평가업무 외 타업무 수임내역 등을 증권신고서 공시항목으로 추가하고, 스팩상장 기업의 영업실적 사후정보가 충실히 공시되도록 작성 양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현금흐름 할인법 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대 가치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유사기업과의 기업가치를 쉽게 비교하고 기업가치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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