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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포커스] 보로노이, 또 악재…‘기술이전’ 美 파트너사 폐업중

SBS Biz 이광호
입력2023.12.05 14:48
수정2023.12.20 14:43

보로노이에 악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액 약 1조원에 기술수출했던 후보물질 'VRN08'이 지난달 반환됐고, 한국투자증권은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여기에, 2년 전 기술수출됐던 또다른 후보물질 'VRN02'도 임상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로노이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보로노이는 신약 개발 전문 회사로, 2015년 설립됐습니다. 꾸준히 이어왔던 개발이 성과를 거둔 건 2020년입니다. 폐암치료제 후보물질 'VRN07'을 나스닥 상장사 '오릭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했습니다. 한 제약바이오 업체가 하나도 하기 힘든 게 기술수출인데, 보로노이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2021년에는 HK이노엔과 브리켈 바이오테크(현 프레시 트랙스),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까지 3곳에, 지난해에는 메티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을 이뤄냈습니다. 총 5개의 기술수출에서 2조원 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해 상장을 앞두고는 대표가 "매년 기술수출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을 정도였습니다. 



또 다른 기술수출에선 회사가 '청산'
하지만 이후 기술수출 행보는 끊어졌고, 급기야 이미 수출했던 기술의 반환까지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2021년 또다른 수출 사례였던 아토피 치료제 'VRN02' 역시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 기술을 도입했던 나스닥 상장사 프레시 트랙스는 청산, 즉 폐업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프레시 트랙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모든 임상과 전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대부분의 인력을 해고한다"며 청산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후 주주들의 표를 모으지 못하면서 최근까지 2번 연달아 임시 주주총회가 휴회됐고, 오는 15일 법인 청산을 위한 세 번째 임시 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자연스럽게 보로노이 후보물질의 임상도 조기 종료됐습니다. 지난 3월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에선 투약 환자의 혈액에서 염증 유발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긍정적인 성과를 내놨는데, 이후 진척이 없습니다. 현재 미국의 임상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이 임상은 종료(Terminated)된 상태입니다. 임상이 일찍 종료됐지만 다시 시작되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임상 완료(Completed)로 표현합니다. 보로노이 측은 "현재 프레시 트랙스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이 회사로부터 VRN02에 대해 공식적인 결정을 통보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VRN02가 다른 회사로 재매각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결과적으로 보로노이가 기술수출한 5개의 후보물질 중 문제없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건 3개로 줄었습니다. 다만 2021년과 지난해 기술수출된 VRN06과 VRN14는 모두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재로서 기대를 걸어볼 후보물질은 첫 기술수출 사례였던 VRN07뿐입니다. 폐암 치료제로 개발된 이 약은 지난달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을 보였다는 내용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비교적 심각한 단계로 꼽히는 3등급 이상 부작용 발생 비율이 19%로, 보통 30~40%를 기록하는 경쟁 약물보다 뛰어났다는 평가입니다. 뇌까지 폐암이 전이된 환자 2명에게서 암이 사라지는 완전관해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이 약은 특히 뇌로 가는 혈관을 막고 있는 뇌혈관장벽(BBB)의 투과율이 77%에 달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보로노이는 현재 투과율을 100%로 높인 새 후보물질 VRN11의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출 만기연장 실패…당장은 주식 지킬 듯


회사가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최대주주의 대출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도 넓게 보면 회사에 악재입니다. 보로노이의 최대주주인 김현태 대표의 주식담보대출 만기를 한국투자증권이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1년 약정으로 계약된 이 대출은 3개월 마다 만기 연장을 합의하기로 약속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말 대출이 나간 후 첫 번째 연장 합의 시점이 돌아오자마자 한국투자증권이 만기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김현태 대표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해당 주식은 보호예수에 걸려 있어 반대매매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출을 못 갚는다고 주식을 내다 팔진 않는다는 얘깁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실제 보호예수가 걸려 있는 주식은 민사상 압류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보호예수가 풀린 직후 주식의 소유권이 바뀔 수는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새로운 기술수출 강자로 떠오른 보로노이에 여러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회사의 본질은 결국 뛰어난 약을 개발해내는 것이고, 보로노이에겐 아직은 남은 카드가 있습니다. 초기 임상에 머무르고 있는 폐암 치료제가 2상과 3상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효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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