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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개선 개인투자자 악영향"..."참여 기회 적정하게 보장돼야"

SBS Biz 조슬기
입력2023.12.04 20:42
수정2023.12.05 13:34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에 이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증권 유관기관들이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공매도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 및 학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제도개선 방안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펼쳤고 제도 개선을 담당하는 기관 실무자들도 참여해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서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외국인과 기관의 대차 상환기간을 개인투자자 대주와 동일하게 '90일+연장'으로 규제하고 대주의 담보비율도 대차와 동일하게 105% 이상으로 인하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대차는 기관끼리 주식을 빌리는 것을 뜻하고 대주는 증권사 등이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금융당국의 공매도 제도개선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대차 상환 기간 연장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등은 이날 토론회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차 거래의 연장을 금지할 경우 개인투자자가 이용하는 대주 서비스마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영규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기획부 부장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를 위해 제공하는 대주 물량은 증권금융이 대차를 통해 빌린 주식으로 통상 마련하는데, 이 같은 대차거래의 연장을 제한하면 차입 어려움이 발생해 대주 서비스도 현행 상환기관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관투자자 담보비율 120% 상향과 관련해서도 증권 유관기관들은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여상현 예탁결제원 증권대차부 부장은 "현재 예탁원이 중개하는 대차거래 중 국내 기관투자자의 비율은 97%, 외국인투자자는 3%로 대부분이 기관"이라며 "국제적인 관행으로 대차거래 담보비율이 105%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120%로 올리면 모든 비용이 국내 기관에만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외국인들이 주식 대여기간을 무제한으로 연장해가며 주식이 떨어질 때까지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사실과 다르다고 언급했습니다.  

여 부장은 "최근 5년간 내국인 차입자의 90% 이상이, 외국인 차입자의 87% 이상이 1년 안에 대차거래를 상환한다"며 "이들 중 40%와 32%는 각각 한달 내 대차거래를 상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처벌 강도가 오히려 강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송기명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장은 "우리나라는 불법 공매도로 얻은 이익을 계산하지 않고, 불법으로 주문한 금액 전체에 대해서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법을 적용해 징역을 살게한다"며 "다른 국가보다 약하기보다는 굉장히 강력하다"말했습니다.

공매도 전산화와 관련해서는 "공매도 주문은 최초 대차거래와 연결되는 데서 대상을 찾는 게 전산화되지 않은 것이고 나머지는 다 전산화가 되어 있다"며 "실시간 차단 시스템은 한 증권사가 관리하면 손쉽게 파악 가능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주문증권사가 경우에 따라 복수주문하기도 하고 잔고는 별도 보관은행이 관리해 주문을 받는 시점에 보관은행 잔고를 증권사가 실시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 같은 유관기관의 설명과 지적에 토론회에 참석한 투자자 측에서는 개인투자자가 대주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김한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개인투자자들이 기관보다 열위에 있는 입장을 고려하면 개인도 시장에서 공매도에 참여할 기회가 적정하게 제공돼야 한다"며 "기관과 외국인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개인투자자 대표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토론회에 불참했습니다.

정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참석자 7명 중 최근 발표한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인 인원은 2명에 불과했다"며 "제가 참석하게 되면 기존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들러리를 서게 된다는 회원들의 우려가 많았다는 점 역시 토론회 불참을 고민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공매도 전산화 도입인데 토론회에서 다루지 않았다"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대차·대주 개선 방향을 앞단에 배치해 시선을 분산시키고 이슈를 덮어 제도 개혁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여 토론회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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