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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변수인데…'2차전지' 사업 참여는 계속 된다

SBS Biz 신성우
입력2023.12.04 17:53
수정2023.12.05 05:56

시장의 성장에 순항 중이던 배터리·배터리 소재 사업들이 올해 들어 변수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우선,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서정규 SNE리서치 상무는 "시장 둔화로 특히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재고 문제가 심각하고, 그에 따라 배터리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준비하던 배터리 합작공장 MOU를 상호 해지하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흑연 수출 통제를 시작했습니다.

전면적인 통제는 아니고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흑연을 들여올 수 있지만, 흑연 중국 의존도가 80~9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파급이 큰 문제입니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中 지분 25% 넘으면 보조금 제외

또한, 현지시각 1일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 요건 중 해외우려기관에 대한 잠정 가이던스를 발표했습니다.

해외우려기관에서 추출·가공·재활용한 광물, 제조·조립한 부품이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는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되는데, 이번 가이던스에 따르면 외국기업이 중국, 러시아, 이란 및 북한에서 설립 또는 소재하거나 주요사업장을 두고 있는 경우, 또는 해당국 정부에 의해 소유·통제·지시를 받는 경우 해외우려기관으로 간주됩니다.

해외우려국 정부에는 중앙·지방정부, 중앙·지방정부의 기관·기구, 지배·집권정당, 전현직 고위정치인이 포함되고, 해외우려국 정부가 지분의 25% 이상을 보유한 경우 해당 기업이 해외우려기관으로 간주됩니다.

해외우려기관을 폭 넓게 정의한 만큼 중국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국내 배터리·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LG화학과 중국 화유코발트의 구미 양극재 합작공장 지분율은 각각 51%, 49%입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중국 CNGR과 경북 포항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6월 합작투자계약을 맺었는데, CNGR의 지분율은 80%에 달합니다.

지분율이 25% 이상인 만큼 이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각 기업들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한 중국 기업들이 해외우려기관에 포함되는지 따져보고 있습니다.

"특수 배터리 제조 검토"

이처럼 곳곳이 변수지만, 기업들의 2차전지 사업 참여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란 믿음 때문입니다.

한화모멘텀은 오늘(4일) '배터리 데이'를 열고 배터리 제조 사업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양기원 한화모멘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후발 주자로 진출했을 때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방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내재화할 필요가 있고, 특수 배터리 직접 제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는 이미 많은 만큼, 특수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화모멘텀은 소재 소성 공정부터 극판, 조립, 화성, 모듈&팩 공정에 이르기까지 등 이차전지 제조 전반에 걸친 제조장비 라인업을 갖춘 기업입니다. 배터리 제조 시장에 진출하기 용이합니다.

"2030년 매출 3조…영업이익률 18~20% 달성"

한화모멘텀은 본업인 이차전지 제조장비 사업에 대해서도 밝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류양식 한화모멘텀 이차전지사업부장은 "2030년 매출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은 18~2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영업이익률이 10%를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을 자신한 셈입니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 무인 코팅 기술, 세계 최대 규모의 소성로, 스마트팩토리 상용화 등 전략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제조 장비 개발에도 나섭니다. 오는 2028년에서 2030년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최근 시장 수요가 주춤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류양식 이차전지사업부장은 "향후 2년에서 3년 간 경쟁이 심화될 것 같고 기술력으로 살아남는 곳이 정해질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는 기회가 되고 우리가 이차전지 제조 장비 시장을 더욱 이끌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IRA 해외우려기관 가이던스 발표에 대해서도 "향후 K-배터리의 북미 시장 공략을 용이하게 해주는 측면이 있다"며, "장비 업체 입장에서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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