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면허갱신 때 적성검사 안 받아 무면허?…1600만원 물어낼 판?

SBS Biz 오정인
입력2023.11.28 10:58
수정2023.11.28 21:43


#1. A씨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함께 운전할 사람(추가운전자)로 배우자를 지정해 '만30세 이상 연령한정특약'에 가입했습니다. 이후 배우자가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는데 보상을 받지 못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알고 보니 A씨의 배우자는 특약 가입당시 만29세였는데 만30세로 잘못 입력해 특약에서 정하는 운전자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 교통사고가 난 B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상대 운전자의 보험사에서 병원 지료비를 지불보증 받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 운전자는 피해자의 상해가 경미하다고 주장하며 사고 접수를 거부했고, 결국 B씨는 치료를 받지 못하게 돼 결국 민원을 냈습니다. 금감원은 교통사고사실확인원 등 필요 서류를 구비해 상대방 보험사에 제출하면 치료비를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습니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가입 시 세부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거나, 비용 처리 방법을 몰라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8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중 자주 제기된 민원 내용 및 처리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관련 민원 건수는 6천343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5천869건)보다 8.1%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주요 민원 사례는 크게 5가지였습니다. 

먼저 '연령한정특약'에 가입할 때 최저연령 운전자의 법정 생년월일을 잘못 입력한 경우입니다. 앞서 A씨처럼 배우자의 만 나이를 혼동한 상태로 특약에 가입하면 사고 시 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A씨의 경우 보험가입 단계에서 '만30세 미만운전자가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받지 못한다'는 주의사항을 안내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약자가 추가운전자의 법정 생년월일을 사실과 다르게 입력하더라도 보험사는 해당 정보의 진위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가입단계에서 운전가능 연령범위를 안내하기 때문에 계약자는 추가운전자가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난 뒤 상대방이 사고 접수를 미루는 탓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상대 운전자가 피해자의 상해가 경미하다고 주장하며 사고접수를 거부할 경우 상대방 보험사는 대인배상담보에 대한 치료비 지불보증을 할 수 없기 떄문입니다.

이 경우 병원치료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교통사고입증서류, 의사의 진단서 등 서류를 마련해 상대 보험사에 본인이 직접 제출하면 치료비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상환자의 경우 과실비율 확정 시 치료비 중 일부를 자신이 부담하거나 보험으로 처리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교통사고 피해자인 C씨는 가해차량의 보험사로부터 치료비를 지불보증받아 경추염좌 등 치료를 받았는데, 과실비율이 확정된 이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금감원에 민원을 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약관상 12급 내지 14급의 상해를 입은 자는 대인배상Ⅰ(의무보험)의 한도를 초과하는 치료비에 대해 본인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청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2~14급의 상해는 염좌 또는 타박상으로, 경상환자로 분류됩니다.

또, 경상환자가 장기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 4주(28일)이 지나기 이전에 보험사에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불보증이 중단되며, 이후 진단서 제출일까지의 치료비는 보상받을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무면허 상태에서 사고를 냈다가 보험사로부터 피해자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1천600만원 전액에 대한 사고분담금 납입을 요구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교통사고 경찰조사 중 운전자가 면허 갱신기간에 적성검사를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고, 이는 보험약관상 무면허 운전에 해당돼 보험사가 손해배상금 전액을 사고부담금으료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엔 운전자가 부담해야 할 의무보험 사고부담금이 손해액의 일부로 대인배상Ⅰ 300만원, 대물배상 100만원이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7월 보험약관 개정으로 의무보험 사고부담금 한도가 폐지됨에 따라 보상한도 내 손해액 전액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 1인 기준 최대 대인은 2억8천만원, 대물은 7천만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밖에 운전자한정특약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에 추가운전자로서 수년간 운전을 해온 D씨가 본인이 차량을 구매해 보험에 가입하려고 보니 과거 운전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사례입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에선 '경력인정 대상자 등록절자'를 안내했지만, 계약자가 경력인정 대상자에 D씨를 등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운전경력 인정제도를 활용하면 운전경력을 최대 3년 인정받아 나중에 자동차보험에 보험료 할증 없이 가입이 가능합니다. 추가운전자가 운전경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보험계약자가 가입 시 해당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경력인정 대상자 등록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금감원은 D씨에게 '운전경력 소급인정 신청절차'를 통해 과거 운전경력을 인정받고 보험료 할증분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오정인다른기사
1인당 지역내총생산 4천649만원…울산 1위
'무릎 줄기세포' 분쟁 급증…백내장·도수치료 '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