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수수료 때문에 힘드네'…카드사 실적 갈수록 악화
SBS Biz 오정인
입력2023.11.23 15:32
수정2023.11.23 15:58
[23일 오후 '한국신용카드학회 컨퍼런스 2023'에서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자료=SBS Biz)]
최근 6년 사이 전체 결제시장에서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11배 넘게 증가한 가운데 체크·신용카드는 1.4배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도 점점 더 낮아지는 만큼 카드업계 안팎에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카드사의 미래 수익창출과 비용절감을 위한 사업전략'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되면서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한 간편결제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어난 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급수단별 결제 규모 및 비중에서 간편결제의 일평균 이용금액을 연간으로 환산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67조4천억원이었습니다. 6년 전인 지난 2016년 23조5천억원에서 11.4배 증가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체크·신용카드 이용금액은 830조9천억원에서 1천185조7천억원으로 1.4배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지난 2016년 간편결제 비중은 2.1%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18.5%까지 8.8배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체크·신용카드 비중은 75.5%에서 82.1%로 1.1배 늘었습니다. 더구나 이미 지난 2021년부터는 간편결제 비중이 체크카드 비중을 넘어섰습니다.
모바일기기 뿐만 아니라 PC를 통한 간편결제가 늘면서 실물카드를 이용한 결제는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입니다.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는 "삼성페이, 구글페이, 애플페이 등 결제 생태계가 점차 플랫폼화되고 있다"며 "전자지급수단에서 신용카드와 선불지급수단은 이미 역전됐다"고 전했습니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이미 전세계적으로 결제시장이 변화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카드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새로운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서 교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활용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카드 포인트와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하는 서비스 등도 방안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 시장의 장벽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기존의 챗봇 서비스처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결제시장에서의 체크·신용카드 비중이 확대되기 어려운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율도 수익성 저하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통해 3년마다 정해지는데,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매번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탓에 매번 인하돼 왔습니다.
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카드사의 전체 수익 가운데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며 "그런데도 매번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사실상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의 경우 수수료율 규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김 교수는 "카드사는 14년간 14차례나 수수료율은 낮춰왔는데 전자금융거래법에 수수료율 규제가 없어 빅테크는 규제 예외를 적용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빅테크 업계는 "카드사처럼 단순히 결제만 대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서 접수와 관리, 발송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결제'라는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 교수는 "빅테크에도 규제를 적용하거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규제를 해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진행된 '한국신용카드학회 컨퍼런스 2023'에는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이건희 한국신용카드학회 이사 등이 주제발표를 맡았습니다.
이어 패널토론에는 강경훈 동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함유근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박사,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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