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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식 찍어내기 대신 비스포크…현대차 혁신 실험 기지

SBS Biz 김완진
입력2023.11.21 16:28
수정2023.11.21 20:08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미래차 시대 혁신기술 개발 거점을 세웠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2020년 취임사에서 자동차 외 모빌리티 개발 필요성을 강조한 지 3년여 만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1일(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있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HMGICS'에서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도시 인프라·모빌리티·차량 연결
현대차그룹은 개방적인 정책과 경제, 우수한 인재 등 인프라를 갖춘 싱가포르가 인간 중심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습니다.

HMGICS가 자리잡은 주롱 혁신지구는 지난 2016년 싱가포르 정부가 발표한 경제개혁 계획안에 따라 개발 중인 지역으로, 제조업 육성과 공정 전반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첨단 산업단지입니다.

HMGICS는 약 4만4천㎡(1만3천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9만㎡(2만7천평),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됐습니다. 한 건물에 소규모 제조 설비,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고객 체험 시설까지 갖췄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대신 '셀'…고객 맞춤형
HMGICS는 컨베이어 벨트 대신 각기 다른 전기차를 동시에 만들 수 있는 유연 생산 방식인 ‘셀(Cell)’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작업자와 생산 로봇이 타원형 모양의 셀 하나에서 다양한 차량을 만드는데,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생산 계획과 소요 시간을 줄입니다. 일괄적으로 차를 찍어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개인적으로 원하는 옵션과 구성 반영이 가능합니다.

셀 근처에는 자율 이동 물류 로봇이 돌아다니면서 작업에 필요한 부품을 가져오고, 빈 적재함은 다시 가져가는 역할도 합니다.

업무 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표준화해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했습니다. 건물 전체에 5G 통신망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고 분석합니다.
 
 한국에서 싱가포르 공장 설비 관리
가상의 3차원 공간에 ‘디지털 트윈', 이른바 쌍둥이 공장을 만들어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제어할 수 있는 '메타 팩토리'도 구축했습니다.

실제 공정을 시범 가동하지 않고도 최적화된 가동률을 산정할 수 있고, 물리적인 방문 없이도 제조와 물류 공정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싱가포르 공장 설비를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로봇과 사람의 유기적인 연결도 이뤄집니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작업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지시를 내리면 부품, 차체, 조립 등 각각의 공정에 배치된 로봇들이 최적의 타이밍과 경로를 계산해 업무를 수행합니다.

정홍범 현대차그룹 HMGICS 법인장은 “HMGICS는 도시 인프라와 모빌리티, 사람이 신개념 기술 솔루션 기반으로 연결되는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라며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과학기술청과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 MOU도 맺었습니다.

싱가포르 최초로 대학과 정부, 기업이 합작 연구소를 설립해, 싱가포르 인재와 함께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차세대 자율 생산 운영 체제를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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