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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 채용 문 여는 항공사들…아시아나는 4년째 조용한 이유?

SBS Biz 김정연
입력2023.11.21 11:39
수정2023.11.29 15:09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채용 문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어제(20일)까지 사무직 등 경력 사원을 채용한 데 이어 이번엔 다음 달 4일까지 150여 명 규모의 신입 객실 승무원을 모집합니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24일까지 객실승무원 경력사원 공개 채용 지원서 접수를 받고 있으며, 이달 안에 신입 객실승무원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도 올해 들어 두 차례의 채용을 통해 객실 승무원 등 신규 인력을 채용했고, 에어프레미아도 내년 초를 목표로 객실 승무원 등 일반직 신입 공채를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국내 대형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은 유독 조용합니다. 올해가 다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이후 4년 가까이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직원 수도 지난 상반기 기준 8천여 명으로 2019년과 비교하면 1천명 가까이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력 운용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전해지는 이유입니다. 
부채 비율 1700%…"재무적 요인이 커"
아시아나항공 측은 오랜 기간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재무적 요인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상반기 기준 1714%입니다. 많아 봐야 1000%를 넘지 않는 다른 저비용 항공사 LCC들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부채 규모는 10조 원을 훌쩍 넘습니다.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고금리와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면서 항공기 리스료 등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3년 넘게 이어진 순환 휴직 근무가 정상 근무 체제로 완전히 복구된 지 서너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영 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장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데 비용을 지출하면 오랜 시간 줄어든 급여를 받아온 기존 인력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 직원의 순환 근무 체제를 지난 7월에야 종료했습니다. 연초인 올해 1~2월부터 정상 근무 체제에 돌입한 LCC보다 다소 늦습니다.

일각에서는 합병 절차를 밟고 있는 피인수 기업인 만큼 대한항공의 눈치를 보느라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합병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끝나지 않는 리스크…내년엔 불황 끝날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인수를 결정했을 때부터 이미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든 점도 이유이지만, 경영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거론됩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무리하게 새 회사를 인수하며 막대한 자금을 쓰고,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의 행위로 무리하게 그룹 재건을 추진하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과정에 아시아나항공이 이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자금난에 빠졌다는 겁니다.

지난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시 금호고속을 부당하게 지원한 것을 문제삼으며 아시아나항공에 과징금 81억원을 부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법원이 최근 아시아나의 과징금 불복 소송을 기각하며 아시아나는 과징금에 대한 부담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항공이 인수 확정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재무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순 3천억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대한항공은 이를 모두 사들였습니다.

만약 EU와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기업 결합  승인을 받지 못해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불발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을 모두 토해내야 합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 기한 목표 일정을 내년 12월 이전으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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