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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 새우깡' 못 이기는 이유…롯데·해태·오리온, 개발비 '0.5%'

SBS Biz 정보윤
입력2023.11.17 11:11
수정2023.11.17 14:21

주요 과자 기업들이 역대급 영업이익을 남긴 반면 제품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수 과자들이 여전히 판매 상위를 지키는 가운데, 신제품 개발보단 잘 나가는 타사 제품 '베끼기'를 택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농심과 롯데웰푸드, 오리온, 해태제과식품 등 4개 제과업체가 각각 내놓은 3분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0.59%에 그쳤습니다.

제과업계 매출 1위인 롯데웰푸드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쓴 연구개발비는 16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0.55% 였습니다. 지난 2021년 연간 0.6%, 2022년 0.63%와 비교해 하락했습니다.

롯데웰푸드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1085억원, 2022년 1124억원, 올해 1~9월 147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최소 3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됩니다.

오리온은 올 들어 연구개발비로 매출의 0.52%인 41억원을 지출했습니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0.58%, 2022년 0.56%에서 또 다시 소폭 하락했습니다.

해태제과식품 역시 올 들어 연구개발비가 20억원에 그쳤습니다. 올해 1~9월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전체 영업이익(232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지만 연구개발비 비율은 수년째 0.5%로 동결했습니다. 

농심은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 208억원, 매출 0.8% 수준으로 4사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1%가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농심의 영업이익은 173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122억원)을 크게 상회했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1.1%, 2022년 0.9%로 점차 줄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식료품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9%로 전체 제조업 평균인 4.2%에 훨씬 미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 신제품 따라하기 관행은 여전합니다.

농심이 지난 7월 출시한 먹태깡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너도 나도 '미투'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9월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을 내놔 품귀현상을 빚고 있으며, 해태제과는 이달초 '더 빠새 간장청양마요맛'을 출시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4년 해태제과가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엄청난 인기를 끌자 농심과 오리온, 롯데 등이 비슷한 제품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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