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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조달 비용이 늘고 경기침체 여파로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카드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이른바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시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와 결합한 카드인 만큼 해당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높은 고객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어 마케팅 비용 부담은 줄이는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날 글로벌 호텔그룹인 '아코르'와 제휴를 맺고 'ALL 우리카드 Infinite(올 우리카드 인피니트)'와 'ALL 우리카드 Premium(올 우리카드 프리미엄)' 등 2종의 PLCC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아코르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전세계 6위 규모의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현재 110개국 이상 국가에 5천300여개 호텔을 두고 있으며 자회사로는 소피텔과 이비스 호텔, 풀만 호텔 앤 리조트 등이 있습니다.

우리카드 측은 이번 제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110개 이상의 국가에서 휴가, 여행, 출장 시 무료조식, 식음업장 크레딧, 전세계 라운지와 KAL 리무진 무료이용 서비스 등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호텔 프리미엄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카드사 로고는 크게 줄이거나 뒷면으로 옮겨 제휴사 브랜드와 서비스를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여러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충성 고객들의 수익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입니다. 

신한카드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PLCC 상품 '메리어트 본보이' 2종을 선보이며 성과를 낸 전력이 있는데, 신한카드 측은 해당 상품의 경우 올해 1~9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발급량이 70% 증가하는 등 해외여행 재개 이후 실적이 급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현대카드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지난 2015년 PLCC 본부를 신설하고 이마트와 함께 국내 최초 PLCC '이마트 e카드' 출시를 시작으로 현대차·기아차·이베이·코스트코·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민족·쏘카·무신사 등 인기 브랜드들과 제휴해 PLCC를 선보였습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7월 말까지 국내에 발급된 PLCC는 모두 733만8천677장으로 1년 전보다 10.8% 늘었고, 출시된 PLCC 종류도 같은 기간 110종에서 134종으로 증가했습니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카드사마다 PLCC 출시에 유독 집중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올해 들어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무관치 않다고 입을 모읍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합계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2조3천530억 원보다 11.7%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카드사별로는 BC카드가 순이익이 1년 사이 1천344억 원에서 696억 원으로 48.2%가량 줄어들면서 가장 감소폭이 컸고 우리카드도 같은 기간 1천792억 원에서 1천181억원으로 순이익이 34.1% 줄었습니다.

전체 8개 전업카드사 중에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곳은 롯데카드(35.7%)와 현대카드(8.6%)뿐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카드사들의 실적 부진을 조금이나마 타개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며 "제휴를 맺은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카드 회원으로 확보할 수 있고 그만큼 안정적인 결제량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특정 브랜드와의 결속이 높은 상품인 만큼 해당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질 경우 금세 휴면카드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는 모두 1716만3590장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 1479만7620장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휴면카드는 분실 위험도 큰 데다가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며 "PLCC가 휴면카드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제휴 브랜드와의 장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