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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 '안구 이식'…시력도 생기면 역사 새로 쓴다

SBS Biz 오수영
입력2023.11.10 18:36
수정2023.11.10 19:35

[세계 최초로 안구 이식 수술을 받은 미국인 애런 제임스 (미국 뉴욕대(NYU) 랑곤헬스 제공=연합뉴스)]

미국 의료진이 인류 최초로 안구 이식 수술을 시행해 성공적으로 유지까지 될지 여부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각막이 아니라 안구 이식으로 시력을 확보하는 데까지 성공하게 된다면 장기 이식 분야에서 역사를 새로 쓰는 수준의 성과가 됩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늘(10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NYU) 랑곤헬스 의료진은 지난 5월 미국인 남성 에런 제임스(46)에게 세계 최초로 안구 이식 수술을 시행했다고 어제(9일) 발표했습니다.

앞서 전력선 회사에서 근무했던 제임스는 재작년 6월 고압 송전선에 얼굴을 맞아 목숨을 잃을 뻔 했습니다.

그 사고로 그는 왼쪽 눈을 적출했으며, 왼팔을 잃었고, 코와 입술에 형태를 잃는 등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에 뉴욕대 의료진은 제임스의 안면을 재건하는 이식과 더불어 안구까지 이식하는 '이중 이식'을 실시하기로 하고, 제임스를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의료진은 30대 남성 기증자를 찾을 수 있었고, 21시간에 걸쳐 대수술을 마쳤습니다.
 
일반적으로 시력 회복을 위해서는 눈 앞 쪽의 투명 조직인 각막을 이식하는 방법이 활용되는데, 안구와 시신경을 포함한 눈 전체를 이식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입니다.

수술팀은 기증된 시신경을 제임스의 시신경과 접합할 당시, 신경 복구를 촉진하기 위해 기증자에게서 나온 특수한 줄기세포를 주입했습니다.

뉴욕대 의료진은 제임스가 수술 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을 잘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식된 안구가 빠르게 건포도처럼 오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으나, 제임스의 왼쪽 눈은 내액이 충분한 상태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임스는 눈꺼풀을 들어 올릴 때 코 주변에서 감각을 느끼고 있으며, 눈 주변 근육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의료진은 전했습니다.

뉴욕대 안과는 "일련의 테스트 결과 제임스의 시신경은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눈에 빛을 비추면 뇌 신호가 잡히고 있으며, 시각 생성의 한 단계인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 세포도 망막에 충분히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장기 이식 시스템을 감독하는 '장기공유 연합 네트워크'(UNOS)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이번 수술에 대해 "기술적인 역작"이라고 평가하면서 "단 한 번의 이식으로 우리가 엄청난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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