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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춤하자 K-배터리 '숨고르기' 조짐

SBS Biz 박채은
입력2023.11.10 12:07
수정2023.11.10 21:45

SK온이 1조5천억 원 규모를 투자하는 서산 배터리 공장의 증설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SK온은 충청남도·서산시와 'SK온 투자협약(MOU)'을 체결하고, 충남 서산시 오토밸리 내 4만4천152㎡ 부지에 제3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는데, 지난 6일부터 일시 중단했습니다.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 공사를 다시 시작하는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SK온 관계자는 "공사 비용은 단계별로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다음 단계 비용 의결 시까지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기차 시장 둔화에 '속도 조절'
3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면 SK온의 국내 총 생산 능력은 기존 5GWh에서 약 20GWh까지 늘어납니다. 연간 전기차 28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다만 최근 경기가 뒷걸음하고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투자를 미루는 등 SK온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포드는 전기차 수요가 주춤함에 따라 SK온과 배터리 합작법인인 블로오벌SK의 켄터키 2공장 가동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GM은 지난해부터 내년 중반까지 전기차 40만 대를 생산한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하고, 미시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늦추기로 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도 전기차 생산 규모를 줄이고 동유럽에 세우기로 한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주춤'…국내 배터리 업계 타격 불가피 
이번 SK온의 배터리 증설 공사 중단도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무공해차의 보급은 조정 단계에 있다"면서 "공장을 무작정 지어놓고 판매하게 되면 바로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가 얼마큼 주춤할 것이냐에 대한 예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 업체가 따내는 수주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전기차 시장 흐름을 길게 보면서 투자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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