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석유화학 힘들다면서?…깜짝 흑자 전환의 이유

SBS Biz 김정연
입력2023.11.09 17:30
수정2023.11.10 09:12

롯데케미칼이 1년 넘게 이어온 적자 행진을 마치고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4조 8천157억 원으로 12.5% 감소했습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 77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이후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누적된 손실만 9천억 원을 웃돕니다.

지난 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이번 3분기 매출도 4조 4천111억 원, 영업이익 366억 원입니다.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3분기 영업이익도 55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는 줄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다소 늘어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래깅 효과' 덕에 흑자
 
글로벌 석유화학 침체기 속에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이른바 '깜짝 흑자'를 기록하면서 석유화학 업황도 곧 개선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일시적인 실적 개선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에는 한두 달의 시간이 걸립니다. 

유가가 저렴할 때 구매했지만 그 사이 유가가 올라 제품 가격이 오르면, 석유화학 업체들이 제품을 판매할 때 조금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 즉 '래깅 효과'라고 합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5~6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70~75달러 선에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특수 효과 덕에 지금의 고유가 상황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는데도 석유화학 업체들은 수익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호실적 이어질지는 미지수
 
다만 고유가 상황이 긴 시간 지속되면 이같은 특수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됩니다. 높은 제품 가격이 부담스러워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은 계속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연구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중동 산유국으로 확전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세계은행의 전망치와 같습니다.

이번 3분기 호실적에도 석유화학 업계의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4분기는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업계의 비수기입니다. 6주 동안 이어진 전미 자동차 노조 파업 영향도 반영될 예정입니다.

아직까지는 증권가들의 명확한 석유화학사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 업체들이 올해와 내년 어떤 겨울을 맞게 될지 주목됩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정연다른기사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 사퇴
더 이상 터질 새우등도 없다…산업계 최우선 과제는 ‘탈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