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도 문턱도 '쑥'…저신용자 카드론 더 막힌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3.11.06 13:31
수정2023.11.06 17:04
카드사의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저신용자의 카드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만 해도 4%가 채 되지 않았던 여신전문채권 AA+ 3년물 금리는 지난 3일 기준 4.822%까지 올랐습니다. 지난해 말 5.536%를 기록한 뒤 내림세를 보이다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대출 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여전채를 발행합니다. 여전채 금리가 높아질수록 카드사의 자금 조달 비용도 더 늘어나는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여전채 금리가 크게 오른 뒤 주춤하다 올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그에 따라 카드론 금리도 서서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7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4.66%였습니다. 한달 전 4.53%에서 0.13%p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7개 카드사 중 신용점수 500점 이하의 차주에게 카드론을 취급하는 곳도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지난 8월까지만해도 KB국민카드가 유일하게 신용점수 401~500점 차주에게 카드론을 내줬는데, 지난 9월부턴 이 마저도 사라졌습니다.
이밖에 일종의 금리 할인 혜택인 가산금리를 저신용자에게 적용하지 않은 카드사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9월 기준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현대카드는 신용점수 501~600점 차주에게 가산금리 없이 대출금리 그대로를 적용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특정 신용점수에 대한 가산금리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차주 조건이 맞지 않아 가산금리를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최종 적용된 금리는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저신용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런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들도 일정한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은 내년 2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고한 만큼 이런 상황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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