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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메뉴 더 비싸진 이유 알고 보니 '꼼수 인상'

SBS Biz 정아임
입력2023.11.05 10:00
수정2023.11.05 17:30

최근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의  원인으로 가공업체와 식당 등 서비스업체의 '눈속임 인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원재룟값 부담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이를 명분 삼아 판매가격을 지나치게 많이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유(原乳)값이 오르면서 우윳값이 오르고, 이게 연쇄적으로 빵·과자류 가격을 올리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흐름과 육류와 주류 출고가 인상을 이유로 내건 식당 메뉴판 가격 인상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오늘(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1%, 0.1% 감소했습니다. 

반면, 식당에서 사 먹는 쇠고기 외식 물가는 2.2% 상승했습니다. 돼지고기 물가도 0.2% 떨어졌지만, 삼겹살 외식(2.8%)과 돼지갈비 외식(4.3%) 물가는 모두 올랐습니다.

정부 당국이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했던 라면 물가는 1.5% 하락했지만, 라면 외식 물가는 6.1%로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주류 제품에서도 격차가 컸습니다. 10월 소주(0.4%)와 맥주(1.0%)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식당과 주점에서 파는 소주와 맥주 가격은 각각 4.7%, 4.5% 올랐습니다. 막걸리 물가도 0.4% 오르는 데 그쳤지만, 외식부문 막걸리값은 3.5% 뛰었습니다.

주류업계가 10~11월 잇따라 출고가를 인상한 만큼 외식업계 물가는 한 차례 더 뛰어오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외식업계에서는 재료비 뿐 아니라 전기·수도·가스 요금, 인건비 상승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원재료 값 인상 폭과 외식업 물가 인상 폭을 단순 비교해선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원재료값 인상 폭에 비해 외식업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고 정부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일반 음식료품 판매가격도 '눈속임 인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3분기 생필품 조사 결과, 가격 상승이 가장 높은 5개 품목은 케첩(28.3%), 마요네즈(23.3%), 쌈장(19.5%), 아이스크림(18.6%), 어묵(18.2%) 순이었습니다. 특히 장류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이는 장류의 원재료가 되는 대두(수입)와 밀가루, 천일염 등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비맥주가 환율 불안과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지만, 원가 분석 결과 타당성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맥주의 원재료인 국내산 맥주맥 가격이 1kg 기준으로 2021년 평균 1036.80원에서 지난해 평균 988.22원으로 4.7% 하락했고, 또 다른 원재료인 호프(홉)도 작년 가격이 2021년 단가 평균 대비 7.0% 하락했다는 겁니다.

'밀크플레이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낙농진흥회가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을 반영해 지난달 1일부터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기본가격을 L당 88원(8.8%) 올리자, 10월 우유 물가는 1년 전보다 14.3% 올랐다. 분유도 1년 전보다 10.6% 상승했습니다.

우유·분윳값 상승은 이를 원재료로 하는 빵·과자류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값은 지난 달 15.2% 오르면서 전달(14.0%)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빵값은 지난해 11.8%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세를 지속 중입니다. 1∼10월 치즈값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미 23.1%나 오른 상황이다. 10월까지 초콜릿·파이·두유값 상승률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5.6%, 10.3%, 10.9%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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