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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수도권 쏠림이 '저출산' 원인?...한은은 왜?

SBS Biz 우형준
입력2023.11.02 14:35
수정2023.11.02 15:32


전국 각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현실이 우리나라 저출산과 성장잠재력 훼손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기존 지역균형발전 정책들이 한계를 맞은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非)수도권 몇 개 거점도시에 산업과 인프라(사회간접자본시설)를 몰아주는 전략이 수도권 인구 집중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처방입니다.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팀은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연구 보고서에서 역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지역경제 발전에는 기여했지만 비수도권 대도시 쇠퇴가 이어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조사팀은 우리나라 수도권 비중이 OECD 1위를 기록할 만큼 수도권 집중이 심화한 이유로 청년층의 인구 이동을 꼽았습니다.

또 청년층 유출이 출산 감소로 이어져 인구 감소를 가속하고, 노동 공급 감소로 지역 고용을 악화하고 기업 유입을 더 어렵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점도시 위주의 성장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줄고 거점도시로의 이동이 크게 늘면 30년 후 수도권 인구 비중이 절반 아래로 줄어들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습니다.

조사팀은 그러면서 주요 인프라와 문화·의료시설, 공공기관 이전을 거점도시에 집중하고, 거점도시와 광역권 차원의 특화 부문을 선정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안했습니다.

수도권 인구밀도 높아 경쟁 심화로 출산 늦춰
한은은 “청년층 이동으로 청년 유출 지역 출산이 급감할 뿐 아니라 수도권의 출산 증가가 이를 상쇄하지 못해 전국 출산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적자본에 투자하느라 출산이 지연돼, 수도권의 출산율(0.76명)이 다른 지역(광역시 0.81명, 도 지역 0.94명)과 비교해 낮다는 설명입니다.

한은은 수도권에서 청년 유입으로 증가한 출생아 수는 2만 5천 명, 비수도권의 출생아 수 감소는 3만 1천명으로 전국적으로 6천명 출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 등 인구밀도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전국 출산 손실이 4천8백 명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청년층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고용지표와 경제성장률 격차도 커져 지역 간 양극화도 심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 유출지역은 노동공급이 감소해 노동시장 불일치로 실업률이 오르고 고용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은 “대졸 이상 청년층 순유출율이 1%p 오를 때, 향후 5년간 평균 성장률이 0.05~0.06%p 하락한다”며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유출은 인적자본 축적을 저해하여 지역의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훼손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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