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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으로 내집마련?…'이곳' 갭투자 성지인 이유

SBS Biz 문세영
입력2023.11.02 11:09
수정2023.11.02 21:41

[송도국제도시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도권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줄자 갭투자 거래가 반짝 고개를 드는 가운데,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가장 많은 갭투자 거래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일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매한 뒤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계약이 가장 많았던 읍‧면‧동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1년 기준(2022년 12월 이후)으로 보면, 송도동은 전체 거래 3천404건 중 8.2%에 해당하는 282건이 갭 투자로 분류됐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최근 1년간) 갭투자거래 건수 2, 3위인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145건)과 서울 송파구 가락동(109건)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가 회복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투자를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수요가 늘어났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거래 요건도 많이 없어지고 하다 보니 갭투자가 이제는 MZ세대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하는 투자 패던이 됐다"며, "특히 송도나 영통 쪽은 단기 급락이 왔기 때문에 갭투자 수요가 더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송도동의 경우,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낮게는 5천만원으로 형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송도풍림아이원2단지' 전용 84㎡가 매매가 5억 5천만원에 전세가 5억원으로 5천만 원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는 전용 84㎡가 매매가 5억 100만원에 전세가 4억 5천만원으로 5천100만원 차이였습니다.

갭은 2억원대부터 7억 원대까지 다양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송도에 유독 갭투자거래가 몰린 이유로 개발 기대가 높은 동시에 실거주하기에도 매력이 있는 동네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천 연수구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가 지나가 교통망 개선이 예정되어 있는 지역이고, 송도동이 학군의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송도 같은 경우에는 학군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채드윅, 세인트마틴, 칼빈 매니토바 등 유명 국제학교가 모여 있고, 포스코 자사고 등 신설되면서 차별화된 학군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명문 학군이 밀집돼 있어서 전세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며, "그러다 보니까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좀 높은 지역이라 갭투자하기에는 좋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입자의 보증금도 일종의 빚인 만큼, 과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조언합니다.

갑자기 거품이 꺼지면서 무리한 빚으로 부를 늘리려는 사람들이 우량 자산마저 내던져야 하는 시점을 뜻하는 '민스키 모멘트'를 경계하라는 겁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이에 "남의 돈을 동원한 우상향 기우제는 자칫 큰 고통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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