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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낼 때 함께 낸 카드 수수료…3년간 4천억 육박

SBS Biz 김성훈
입력2023.11.02 07:50
수정2023.11.02 07:52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납세자가 국세를 신용카드로 낼 때 함께 부담한 카드 결제 수수료가 3년간 4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일) 국세청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2022년 국세 카드 결제 수수료는 모두 3천99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천73억원, 2021년 1천256억원, 2022년 1천662억원 등입니다.

연간 300억원 내외였던 카드 결제 수수료는 건당 1천만원 이하 국세만 세금으로 낼 수 있도록 한 한도 규정이 2015년 폐지되면서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습니다.

한도 폐지 직후 카드사 혜택도 한시적으로 제공되면서 2016년 3천389억원까지 늘어났지만, 2018년 801억원으로 낮아진 뒤 매년 증가 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현행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는 납부 세액의 0.8%(체크카드 0.5%)로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보다는 낮습니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가 없는 취·등록세 등 지방세와 비교해 수수료 부담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동성 부족이나 체납을 피할 목적으로 카드로 국세를 내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면서 성실 납세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세는 카드사가 결제 시점부터 한달여 뒤 지방자치단체 금고에 대금을 납입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가 일정 기간 자금을 운용해 납부 대행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국세는 국고금관리법 조항에 따라 수납 즉시 국고에 수납금을 납입해야 한다는 것이 과세당국의 입장입니다. 

지방세와 달리 카드사가 국세 결제대금 운용 기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결국 납세자의 국세 카드 납부 수수료 부담을 덜려면 카드사가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거나 별도 예산을 확보해 수수료를 지원해야 합니다.

국고금관리법의 '수납 즉시 불입' 조항은 '수입금출납 공무원'의 의무를 설명한 것인 만큼, 카드사가 일정 기간 국세로 결제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현행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016년 11월 공개한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서 "국고금 관리법상의 '지체 없이 국고에 납입해야 한다'는 규정은 국세를 공무원이 수납했을 때 현금을 바로 국고에 입금해야 한다는 규정"이라며 "카드 납부와 같이 금융기관이 국고금을 수납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고금관리법은 회계 연도의 세입세출 업무를 다음 연도 2월 10일까지 완결하도록 하고 있어 일정 기간 신용 공여를 할 수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세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지적에 "어떤 다른 분담 방법이 있는지 깊이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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