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빚을 제때 못 갚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상승하면서 3년 반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습니다. 

부진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엔 가계와 기업 모두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먼저, 김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은행의 8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이 전달보다 0.04% 포인트 올라, 0.43%까지 상승했습니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 수준까지 오른 겁니다.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을 통한 금융지원 착시현상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8월 새롭게 발생한 연체 규모는 전달보다 2천억 원 증가한 2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신규연체율은 0.1%를 기록하면서 1년 전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부문별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 모두 올랐습니다. 

가계대출은 0.38%로 0.02% 포인트 올랐는데, 특히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이 0.76%까지 치솟았습니다. 

기업대출도 0.47%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올라,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거나 금리 상승요인이 더 생기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 금융 위험도가 커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은행들은 치솟는 연체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8월 연체 채권 정리 규모는 전월 대비 3천억 원 늘어 1조 4천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일부 원금을 납부하는 차주들한테는 금리를 깎아주는 정책도 필요해서, 무조건 연장만 시켜줄게 아니라 대출상환을 유도하면서 결과적으로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그런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아직은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지만,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 부실 경고음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SBS Biz 김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