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진 빚투 폭탄…반대매매 사흘새 1조3천억원
SBS Biz 조슬기
입력2023.10.23 18:28
수정2023.10.24 10:40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영풍제지 하한가 이후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 미수금 잔고와 반대매매 금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빚투 개미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20일 기준 미수금 잔고는 1조259억 원, 반대매매 금액은 5천497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이는 모두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불과 한달 전까지 5천억 원대를 유지하던 미수금 잔고는 지난 18일 7천623억 원으로 불어나더니 이튿날인 19일에는 1조14억 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선을 넘어섰습니다.
반대매매 규모도 일평균 530억 원 안팎에서 이달 18일 2천768억 원으로 4배 이상 급증한 뒤 19일에는 5천25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거래일간 증권사로부터 강제로 청산당한 주식은 모두 1조3천522억 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수 거래는 당장 주식을 사들일 자금이 부족해도 종목별 증거금률에 해당하는 금액만 있으면 투자금 중 일부인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나중에 부족한 금액(미수금)을 채워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매매는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했거나 신용거래 후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졌을 때 증권사들이 해당 주식을 하한가로 매도한다는 점에서 청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지수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고금리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내 증시에서 약세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풍제지 사태를 계기로 증시 하락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수금은 개인 투자자가 일종의 초단기 외상 거래인 미수 거래를 한 뒤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생긴 일종의 외상값"이라며 "빚을 갚지 못하면 반매매매는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만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빚투 폭탄의 도화선 역할을 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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