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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들, '자기편 들라' 압박에 곤혹…팔레스타인 지지자 블랙리스트 등장

SBS Biz 김종윤
입력2023.10.23 06:02
수정2023.10.23 06:45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기업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서 한 쪽을 지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개인 입장을 표명한 직원들이 반대 진영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미국 재계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 '반이스라엘 직원' 수백명의 이름을 적은 명단이 등장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이들을 식별한 명단에는 아마존, 딜로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마스터카드, 매켄지 등 미국 주요 기업과 대학, 외국 스타트업 직원이 포함됐습니다.

명단은 직원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팔레스타인 주민과 함께한다" 등 단순히 연민을 표현한 듯한 메시지를 올린 경우에도 '테러 지지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른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낸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특히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 이스라엘과 사업을 많이 하고 현지 직원 수천명을 고용하는 정보기술(IT) 대기업에서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구글 직원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이스라엘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만 내고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에 실망을 드러냈습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로했지만, 미국과 다른 국가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계 직원들에게는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약 2천명이 속한 아마존 아랍계 직원 단체의 한 구성원은 "우리가 전부 테러리스트는 아니다"라며 "직원들은 화가 났다. 그들은 아마존이 입장을 취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글과 아마존에서는 일부 직원이 회사가 추진하는 이스라엘 정부와 군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사업 '프로젝트 님버스'가 팔레스타인 주민 지배에 사용될 수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IT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는 이스라엘 한 매점에서 이스라엘군에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산 반면, 맥도날드 말레이시아 지부는 성명을 통해 소유주가 '100% 이슬람'이라고 밝히고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이스라엘과 긴밀한 사업관계를 유지해온 미국 기술, 금융, 과학, 에너지 기업들은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를 이끄는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의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130여개 기업이 하마스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넌펠드 교수는 "이들 기업 모두 가자지구에서 한 푼도 벌지 않는다"며 "그들은 가자지구 직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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