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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팔달] 한화 김동선, 버거에 로봇까지…'본업'은 언제 빛 보나?

SBS Biz 정보윤
입력2023.10.19 13:37
수정2023.10.19 14:00

[앵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행보가 부쩍 바빠졌습니다. 

미국의 버거 브랜드인 파이브 가이즈를 국내에 선보인 이후, 최근엔 로봇 등 각종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해 승계 과정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그 사이 본업인 백화점은 점점 밀리고 있습니다. 

정보윤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외식 사업이죠? 

[기자]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13일 더현대 서울에 파이브 가이즈 2호점을 오픈했는데요. 

김동선 전략본부장은 1호점에 이어 2호점 오픈식에도 참석하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내년에 문을 열 3호 점도 백화점 입점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쉐이크쉑이나 슈퍼두퍼 등 수제버거 업체들이 대개 로드숍 형태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이미지로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파이브 가이즈 등 외식 사업은 신사업 중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6월 매출 1억 7천만 원을 올렸는데, 영업일 5일간 발생한 걸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6일 발표된 한화갤러리아 정기 임원 인사에도 반영됐는데요. 

1981년생인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이사가 부장급에서 상무로 고속 승진했습니다. 

이외에 한화갤러리아는 와인 수입을 위해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하는 한편, 스페인에 이베리코 농장을 직접 운영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 

김동선 본부장 최근엔 로봇 사업에도 뛰어들었죠? 

[기자] 

지난 4일 공식 출범한 한화로보틱스의 지분은 한화가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32% 갖고 있는데, 김동선 본부장이 전략 기획 부문 총괄을 맡았습니다. 

음식 조리나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협동 로봇을 활용한다는 방침인데요. 

그룹 계열사를 우선 고객으로 확보해 안정적으로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업계에서는 협동로봇 시장이 올해 약 25억 달러로 성장한 뒤 오는 2025년에는 51억 달러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때문에 김 본부장에게도 로봇 사업이 '진짜 신사업'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본부장 역시 지난 6월 파이브 가이즈 론칭 간담회 당시 "파이브 가이즈 이외에 이베리코와 와인 사업은 크게 확장하는 신사업 개념이 아닌 소규모 사업"이라며 "조만간 어떤 획기적인 신사업을 하게 될지 기대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나저나 , 본업은 사실 갤러리아 백화점, 즉 유통업이잖아요. 

백화점 부문은 이렇다 할 소식이 없는 것 같은데요? 

[기자] 

백화점 4사로 불리던 한화갤러리아의 존재감은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6월 사이 매출액은 1천700억 원대, 영업이익은 56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인적분할 전인 전년 상반기 매출액은 2천700억 원대로 1~2월 매출이 집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의 평균 매출 증가율이 2.5%인 것과 대조적인데요. 

이렇다 보니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7.8%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9%로 하락했고요. 

[앵커] 

최근 백화점 대표도 교체했는데, 어떤 의지를 보여준 거 아닌가 싶은데요? 

[기자]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이 지난달 한화갤러리아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됐습니다. 

6년 만의 수장 교체였는데요. 다만 이 역시 백화점 본업에 집중하기보단 김동선 본부장의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인사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영훈 대표가 지난해 11월부터 대표 선임 전까지 김동선 본부장 아래에서 전략기획실을 이끌며 신규사업 추진을 담당해 왔기 때문인데요 당분간 백화점 자체의 경쟁력 강화보다는 현재 추진하거나 추진을 앞둔 신사업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갤러리아 측은 김동선 본부장의 역할이 신사업 담당이라 본연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고 백화점은 백화점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전략으로 명품관 콘텐츠 강화를 계속해오고 있다"며 "이베리코와 와인 자회사 설립도 백화점 콘텐츠 강화를 위해 진행된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어쨌거나 신사업은 장기간 투자가 필요해서 재무 안정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거든요. 그 부분을 감수하겠다는 거잖아요? 

이유는? 

[기자] 

김동선 본부장 입장에선 뚜렷한 경영 성과를 보이는 게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에너지·방산, 차남 김동원 사장이 금융, 삼남 김동선 본부장이 유통·호텔 사업을 맡고 있는 구도인데요. 

유통·호텔 부문 매출액을 모두 더해도 1조 1천억 원 수준으로 그룹 전체 매출 규모인 61조 원의 2%에도 채 미치지 못합니다. 

때문에 김동선 본부장에게 한화로보틱스 총괄을 맡긴 것도 형들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김승연 회장의 '막내 챙기기'로 보는 시선도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김 본부장으로선 그룹 내 입지를 확대하는 게 급선무일 수밖에 없습니다. 

[황용석/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예전에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서 거버넌스라든지 ESG 경영 같은 투명성을 이해관계자들이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오너 경영에 있어서도 성과주의 그런 것들이 적용되고 있다….] 

또, 갤러리아 백화점은 타 백화점 대비 지점 수가 현저히 적은 데다 유통업 자체도 경기 불황 등으로 당장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죠. 

결과적으로 한화 삼남의 시선은 당분간 백화점 밖으로 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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