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궁지에 몰린 애플페이 수수료…신한·KB·BC카드 "고민되네"
SBS Biz 류정현
입력2023.10.19 13:36
수정2023.10.19 14:00
[앵커]
올해 3월 현대카드를 통해 들어온 애플페이는 국내 결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늘면서 선택권도 넓어졌죠.
하지만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과도한 수수료를 주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있었는데요. 결국 올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다른 카드사들도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도입을 고심하면서 애플페이 확산에도 제동이 걸린 양상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금융부 류정현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한창이죠.
지난주 애플페이도 국감 대상이 됐다고요?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1일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와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렀습니다.
이날 의원들은 국내에 들어온 애플페이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는 걸 지적했는데요.
이 부분 먼저 들어보시죠.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 걱정이 되는 건 0.15%씩이나 되는 높은 수수료율을 내면서 애플하고 계약을 했는데 애플페이 때문에 (비용을) 전가시키면서 소비자보호에 소홀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애플페이로 결제를 하면 결제 금액의 일부를 애플이 가져가는데요.
이때 적용되는 0.15% 수수료율은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로 알려져 있고요. 두 회사도 딱히 부인은 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애플페이 수수료율이 0.03%인 것과 비교하면 5배나 높고요.
이스라엘도 0.0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보다도 3배 높습니다.
김 대표는 수수료율을 정확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두 회사가 자율적으로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데 국감장까지 오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회사와 회사가 합의한 내용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수료율로 카드사 수익성이 나빠지면 고객들의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0.15%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애플페이가 국내 결제시장의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카드사들이 애플과 비자에 줘야 하는 수수료는 약 3417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최근 카드사들이 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결제 사업 부문에서 1천억 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는 다른 쪽에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에게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를 없애는 식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공산이 큰 겁니다.
[양정숙 / 무소속 의원 : 애플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은 수수료 받고 있는 것이 시장 내에서의 지위를 남용한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습니까? 한국 시장을 홀대하거나 한국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더 큰 문제는) 이 수수료가 결국은 소비자와 영세상인한테 전가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12종의 카드를 단종시켰는데 이 중 8종이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혜택이 축소되고 좋은 카드가 단종되는 건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가 되는 거잖아요.
현대카드와 자리에 함께 있던 금융위원장은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당연하겠지만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부분 직접 들어보시죠.
[김덕환 / 현대카드 대표이사 : 카드업이라는 부분이 소비자 편익을 우선시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도 항상 소비자 신뢰와 편익에 반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추후 소비자에게 수수료 비용을 전가하지 않을 방안과 다른 나라와 비교한 우리나라의 수수료율 수준 등을 추가로 파악해서 보고하겠다고 했는데요.
당장 오는 27일 예정된 종합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서 곧바로 확인하기는 어렵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수수료율 자체에 대해서는 두 회사 간의 이슈인 만큼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수수료율 높은 애플페이, 현대카드 말고 다른 카드사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속도는 잘 나지 않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애플 측에 애플페이 사업의향서를 전달한 곳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 등이 거론되는데요. 그 이후 추가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국감에서 질타를 받은 수수료율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카드업 수익성이 매우 나쁜 상황에서 굳이 많은 수수료까지 물어가면서 애플페이를 도입해야 하는지 고심이 깊은 겁니다.
삼성페이를 비롯한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도 요인 중 하나인데요.
애플페이를 구실로 삼아 다른 곳도 수수료를 요구하기 시작하면 카드사 입장에서 난감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 초 삼성전자는 모든 카드사를 대상으로 삼성페이 수수료를 부과하기 위한 움직임을 잠깐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애플은 최근 다른 카드사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플이 국내 카드사에 애플페이 계약조건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카드사들이 이 조건을 바탕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할지 말지, 한다면 어떻게 할지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온 지 이제 6개월을 막 넘겼는데요.
수수료율 조정 등으로 다른 카드사 참여를 유도해 국내에서 발을 더 넓힐 수 있을지 기로에 서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올해 3월 현대카드를 통해 들어온 애플페이는 국내 결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늘면서 선택권도 넓어졌죠.
하지만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과도한 수수료를 주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있었는데요. 결국 올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다른 카드사들도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도입을 고심하면서 애플페이 확산에도 제동이 걸린 양상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금융부 류정현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한창이죠.
지난주 애플페이도 국감 대상이 됐다고요?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1일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와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렀습니다.
이날 의원들은 국내에 들어온 애플페이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는 걸 지적했는데요.
이 부분 먼저 들어보시죠.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 걱정이 되는 건 0.15%씩이나 되는 높은 수수료율을 내면서 애플하고 계약을 했는데 애플페이 때문에 (비용을) 전가시키면서 소비자보호에 소홀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애플페이로 결제를 하면 결제 금액의 일부를 애플이 가져가는데요.
이때 적용되는 0.15% 수수료율은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로 알려져 있고요. 두 회사도 딱히 부인은 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애플페이 수수료율이 0.03%인 것과 비교하면 5배나 높고요.
이스라엘도 0.0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보다도 3배 높습니다.
김 대표는 수수료율을 정확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두 회사가 자율적으로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데 국감장까지 오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회사와 회사가 합의한 내용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수료율로 카드사 수익성이 나빠지면 고객들의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0.15%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애플페이가 국내 결제시장의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카드사들이 애플과 비자에 줘야 하는 수수료는 약 3417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최근 카드사들이 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결제 사업 부문에서 1천억 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는 다른 쪽에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에게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를 없애는 식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공산이 큰 겁니다.
[양정숙 / 무소속 의원 : 애플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은 수수료 받고 있는 것이 시장 내에서의 지위를 남용한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습니까? 한국 시장을 홀대하거나 한국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더 큰 문제는) 이 수수료가 결국은 소비자와 영세상인한테 전가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12종의 카드를 단종시켰는데 이 중 8종이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혜택이 축소되고 좋은 카드가 단종되는 건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가 되는 거잖아요.
현대카드와 자리에 함께 있던 금융위원장은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당연하겠지만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부분 직접 들어보시죠.
[김덕환 / 현대카드 대표이사 : 카드업이라는 부분이 소비자 편익을 우선시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도 항상 소비자 신뢰와 편익에 반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추후 소비자에게 수수료 비용을 전가하지 않을 방안과 다른 나라와 비교한 우리나라의 수수료율 수준 등을 추가로 파악해서 보고하겠다고 했는데요.
당장 오는 27일 예정된 종합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서 곧바로 확인하기는 어렵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수수료율 자체에 대해서는 두 회사 간의 이슈인 만큼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수수료율 높은 애플페이, 현대카드 말고 다른 카드사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속도는 잘 나지 않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애플 측에 애플페이 사업의향서를 전달한 곳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 등이 거론되는데요. 그 이후 추가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국감에서 질타를 받은 수수료율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카드업 수익성이 매우 나쁜 상황에서 굳이 많은 수수료까지 물어가면서 애플페이를 도입해야 하는지 고심이 깊은 겁니다.
삼성페이를 비롯한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도 요인 중 하나인데요.
애플페이를 구실로 삼아 다른 곳도 수수료를 요구하기 시작하면 카드사 입장에서 난감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 초 삼성전자는 모든 카드사를 대상으로 삼성페이 수수료를 부과하기 위한 움직임을 잠깐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애플은 최근 다른 카드사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플이 국내 카드사에 애플페이 계약조건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카드사들이 이 조건을 바탕으로 애플페이 도입을 할지 말지, 한다면 어떻게 할지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온 지 이제 6개월을 막 넘겼는데요.
수수료율 조정 등으로 다른 카드사 참여를 유도해 국내에서 발을 더 넓힐 수 있을지 기로에 서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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