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지 않는 카드론 금리…조달비용 상승에 이자부담 '빨간불'
SBS Biz 오정인
입력2023.10.06 14:06
수정2023.10.07 09:48
올 들어 카드론 평균금리가 연 14%대로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카드사에선 고신용자 금리가 연 13%에 육박했고, 저신용자 평균금리는 연 18%를 넘어섰습니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7개 전업카드사가 취급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14.01%였습니다. 한달 전인 지난 7월(14.03%)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우리카드의 평균금리가 12.49%로 한달 전보다 1.43%p나 떨어졌지만 신한·삼성·현대카드의 금리가 0.33~0.56%p 오르면서 평균은 0.02%p 낮아지는 데 그쳤습니다.
신용점수가 900점을 초과하는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1.74%로 한달 전(11.70%)에 비해 소폭 상승했습니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가 12.97%로 가장 높았고 상승폭(0.67%p)도 컸습니다. 이밖에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하나카드도 12%를 넘겼고, 신한카드는 11.78%로 12%에 다다랐습니다.
전체 평균금리와 마찬가지로 고신용자의 평균금리에서도 우리카드의 금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카드가 지난 8월 카드론 영업을 더 확대하면서 금리 우대 혜택 등을 제공한 결과로, 다른 카드사에 비해 평균금리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특정 기간에 우대 금리를 추가로 적용하는 경우 이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카드론 금리가 주춤한 것은 맞지만 9월 이후 상황을 봐야 정확한 금리 추이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저신용 차주들의 카드론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파른 분위기입니다. 지난 8월 저신용자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8.13%로 한달 전(17.25%)보다 0.88%p 올랐습니다.
KB국민카드(19.90%)와 신한카드(19.12%)가 19%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현대카드가 18.61%로 5.78%p, 롯데카드가 16.93%로 1.11%p 오른 영향이 컸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 대출 금리도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며 "카드사에 따라, 해당 월에 진행하는 프로모션(금리 우대 혜택)에 따라 실제 적용되는 금리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여신전문금융채권 AA+ 3년물 금리는 4.829%입니다. 한달 전(4.483%)보다 0.346%p 오르면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여전채 금리에 따라 카드론 등 대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카드 대출 금리 공시제도를 강화함으로써 카드업계의 자율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카드 대출 금리 공시는 여신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점수가 아닌 신용등급에 따라 공개됐고, 월별 조회가 불가능해 카드사별 금리 추이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부터는 신용등급이 아닌 신용점수에 따른 금리가 공시되며, 월별 조회가 가능해졌습니다. 카드사마다 실제 조달 금리가 얼마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시가 강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효과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조달비용 등 부담이 큰 만큼 금리 인하 여력이 부족해 공시 강화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최근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금리가 오른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시 제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카드론 등 카드 대출 금리만 낮아지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를 세부적으로 공시하더라도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금리 인하 혜택 등을 추가로 제공하지 않는 이상 금리가 내려가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올 연말까지 금리를 0.25%p 더 올리는 등 내년 상반기까지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카드론을 비롯한 카드 대출 금리도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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