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포스코 출신 안동일의 현대제철, 연이은 '후진기어'
SBS Biz 김완진
입력2023.10.05 13:26
수정2023.10.05 19:06
[앵커]
국내 대표 철강기업 중 하나인 현대제철이,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계속 주춤하는 가운데, 스테인리스스틸 시장에서 철수하고 해외에서도 법인 정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사 역시 임금 협상 평행선을 달리면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완진 기자와 알아봅니다.
현대제철이 스테인리스스틸 시장에서 손을 떼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에서 한 해 10만 톤 규모의 스테인리스스틸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다음 달부터 공장 운영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1년 자회사인 현대비앤지스틸에 스테인리스 사업권을 넘겼고, 이후 주문을 받아 위탁 생산을 해왔는데 이마저도 아예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중국이 값싼 제품으로 벌이는 공세를 당해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3% 꺾였고 (5567억 원) 영업손실 224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바 있습니다.
[앵커]
현대제철의 최근 성적표를 감안하면 더 우울하죠?
[기자]
현대제철 상반기 매출은 약 13조 5천억 원, 영업익은 8천억 원입니다.
1년 전보다 매출이 9.2% 줄고 영업익은 45% 빠졌습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11%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6%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해외 사업 또한 녹록지 않은 가운데, 최근 중국 법인 매각에도 나섰는데요.
베이징 법인에 이어 충칭 법인까지 정리하면 섭니다.
국내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와 기아의 베이징, 충칭 공장에 납품하려 만든 법인인데,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 등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현지 판매가 가파르게 줄며 현대제철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현대제철 중국법인의 총 영업손실은 약 282억 원인데요.
텐진 법인은 올해 상반기에만 56억 원 순손실을 봤습니다.
[앵커]
모회사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의 취약성도 지적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지난 2020년 현대차 판매 실적이 5년 사이 25% 가까이 줄었을 때, 현대제철 영업이익이 30분의 1 수준으로 꺾인 바 있는데요. 포트폴리오를 폭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관련 기업이 수직 계열화가 되니까 굉장히 편리하지만 이것이 어떤 위험에 직면했을 때는 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계열사뿐만 아니라 타 기업과 관련해서도 매출을 많이 늘리고, 거래처라든지 관련 기업을 다양화해야만 그러한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국산 테슬라를 포함 볼보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가격 공세에 나서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위협받는 만큼 현대제철의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올라도 계열사 눈치를 보느라 제품 가격을 선뜻 올리기 힘든 부분도 현대제철에게는 뼈아픈 부분입니다.
[앵커]
시황도 안 좋은데 파업 리스크도 여전하지 않습니까?
[기자]
현대제철 노조의 '추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인천을 시작으로 당진과 순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임금협상에 들어갔는데요.
노조는 기본급 18만 4900원 인상과 영업익 25% 특별성과급,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별성과급은 현대차가 올해 초 지급한 금액인 400만 원과 주식 10주를 포함해 산정한 580만 원입니다.
[앵커]
안동일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오죠?
[기자]
안동일 사장은 포스코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제철 사장에 오른 인물이죠.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지만, 최근 잇따라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지금도 임협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지난 26일에는 현대제철이 이사회를 열고 강관 자회사 설립을 승인하면서 독립 경영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3월 예산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현대제철이 대기업 가운데 처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검찰 송치된 바 있어, 안전 문제도 풀어나갈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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