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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루이싱커피는 어떻게 스타벅스를 추월했나

SBS Biz 윤지혜
입력2023.09.27 10:54
수정2023.10.03 09:32


중국에서 토종 브랜드 '루이싱커피'의 인기가 거셉니다.

전 세계 대표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도 중국에선 고개를 숙입니다. 

루이싱은 지난 6월 중국 내 매장 수 1만 829개를 돌파해 스타벅스 매장 수를 웃돌았습니다. 스타벅스는 2분기 말 기준 중국 본토에서 6천4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출도 앞질렀습니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루이싱의 2분기 매출은 62억 100만 위안(1조 1천21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8%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의 중국 시장 매출은 8억 2천200만 달러(약 1조 702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스타벅스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51% 나 증가한 것이지만 매출액으로 루이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스타벅스를 누른 루이싱은 어떤 업체일까요? 그리고 무엇이 비결일까요? 

중국 매체들은 루이싱의 인기 비결로 저가 정책을 꼽았습니다.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473ml)의 경우 스타벅스는 우리돈 5천400원이지만, 루이싱에서는 반값도 안 되는 2천300원입니다.

루이싱은 지난 6월 9.9위안(1,800원) 음료 판촉 활동이라는 저가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궈진이 회장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최소 2년간은 9.9위안 프로모션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스타벅스 차이나 측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번달에는 독주를 탄 라떼를 선보여 중국 전역에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루이싱커피와 현지 명주 브랜드인 마오타이가 합작해 출시한 알코올 라떼, '장향 라떼'가 판매 하루 만에 540만잔 이상 팔려나가기도 했습니다. 가격은 출시 기념으로 50% 할인된 3400원입니다. 

루이싱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또다른 비결은 직영점과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운영 모델 덕분입니다.

많은 자본을 들이지 않고 거의 모든 지역에 상점이 있는 곳에는 루이싱이 밀도 높게 위치해있습니다. 

반면 스타벅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은 회사 소유로 프랜차이즈는 운영하지 않고 운영 라이선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루이싱보다 매장 규모도 더 크기 때문에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루이싱의 저가 공세는 코로나19 이후 더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은 침체의 길을 걸으며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좀처럼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중국의 미래인 청년들 실업률은 20%가 넘습니다. 

이런 상황에 청년층에겐 스타벅스의 반값인 2000원짜리 커피가 절실할 지도 모릅니다. 

중국은 원래 전통적으로 차를 마시는 나라지만 최근엔 커피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3817억위안에서 올해 6178억위안까지 뛸 전망입니다. 성장률은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2%)을 훌쩍 웃돌아 27.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루이싱은 미국 주식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다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2020년 회계부정 스캔들로 퇴출된 지 2년 만입니다.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논란을 겪고 다시 성공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잃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신뢰할 만한 재무제표를 공개하는지, 외부 감사인은 누구인지 등에 따라 기업 평가를 다시 받고 과거의 논란을 떨쳐내야 하는 것이 앞으로 루이싱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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