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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궁금해] '9만전자' 대체 언제 오나요?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9.27 09:17
수정2023.10.03 09:31


삼성전자가 '6만전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7만 원선을 강하게 회복하며 반등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입니다.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실적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저조한 중국 경기와 IT(정보기술) 장비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업계의 불황의 터널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인데요. 

여기에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매크로(거시경제) 먹구름에 주가가 장기간 짓눌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증권가는 삼성전자 주가가 연내 9만 원대에 다다를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며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KB증권,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다올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달 발표한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소 9만 원에서 최대 9만천 원까지 제시했습니다. 

외국계 IB(투자은행)들도 마찬가지인데요. 골드만삭스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 원대로 올렸고 씨티증권은 지난 8월 목표주가를 12만 원으로 높였습니다.

연내 '9만전자' 점치는 증권가

그렇다면 삼성전자 주가가 연말에는 9만 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증권가 전망을 이번에는 과연 믿어도 되는 걸까요? 증권가는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던 반도체 재고 문제가 드디어 끝날 기미가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과 컴퓨터(PC)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평균 3~4주 미만으로 접어들며 적정재고(6~8주)를 밑도는 수준까지 재고 조정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원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에 속도를 내며 지긋지긋했던 메모리 재고는 확실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는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등으로 반도체 적자가 줄어들며 3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성능 AI(인공지능) 메모리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역시 '9만전자' 도달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로 꼽히는데요. HBM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HBM을 일괄공급(턴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설계,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턴키 생산체제를 유일하게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HBM시장에서 엔비디아, AMD를 비롯해 신규 고객사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개미들 9만전자 도달 '반신반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9만전자를 외치는 증권가를 좀처럼 믿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도 삼성전자 주식을 손절(손해를 보더라도 적당한 시점에 끊어냄)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가 전망을 믿지 못하는 근거로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스마트폰이나 PC처럼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 있는 반도체 특성을 감안하면 반도체 경기도 개인의 소비심리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호황일 땐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불황일 땐 반대로 지갑을 닫는 게 상식인 만큼 반도체 주요 수요국의 경제 불안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서입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인데요.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반도체 수요를 보이는 중국 경제가 침체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전자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데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경기에 선행하는 특징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명분으로 작용한다는 시각은 삼성전자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겁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을 털고 이번에는 9만전자로 정말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 주식을 짧게는 최근 한달, 길게는 석달 간 꾸준히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9만전자로 가는 힌트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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