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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형 위험' 여드름약 버젓이 '카톡 거래'…식약처, 첫 조사

SBS Biz 박규준
입력2023.09.25 17:42
수정2023.09.25 21:20

[앵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부작용 가능성이 큰 약들이 버젓이 불법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는 여드름약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발기부전약까지 다양했는데, 식품의약품 당국이 처음으로, '카톡 약 거래'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박규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중증 여드름 치료제로 쓰이는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의 약입니다.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약으로, 반드시 의사 진료와 처방이 필요합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이 약을 문의해 봤습니다. 

해외직구로 들여온 약이 200개 이상 있다며 가격을 안내하더니, 곧바로 편의점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홍사익 / 포항세명기독병원 약사(박사) : 약 용량이나 복용기간 상관없이 기형아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여자든, 남자든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특정 항생제와 함께 복용하면 뇌압을 높여서 뇌종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큰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약도 구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뜸 10여 개 판매약과 가격표를 건네더니 특정 탈모약이 "가성비가 좋다"면서 "두 박스부터는 택배비를 빼드린다"라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조루증 치료제 '네노마정', 발기부전약'시알리스' 마약류 비만 치료제 '큐시미아' 등 고위험약들도 손쉽게 살 수 있습니다. 

[민필기 / 대한약사회 약국위원장(약사) : (피나스테리드 성분 등 탈모약은) 발기부전이 와요. 여자처럼 유방이 나오는 경도 있고. 혈압약을 먹고 있다거나 이런 분들이 시알리스(발기부전약)나 비아그라 먹고 사망한 경우가 있거든요] 

취재가 시작되자 식약처는 카톡 오픈채팅방에 대한 기획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식약처의 온라인 점검은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 국한돼 카톡 거래에 대한 점검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식약처는 카톡 불법 거래 관련,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제보가 들어온 특정 사례만 조치했는데, 이젠 거래 전반에 대한 기획 점검에 나서는 겁니다.

식약처는 다음 달 말쯤 점검에 나서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조치하겠단 방침입니다. 

SBS Biz 박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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