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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잊혀졌지만…'치명률 20%' 감염병도 있다

SBS Biz 이광호
입력2023.09.25 17:02
수정2023.09.27 09:06


코로나19로 거리두기 속에 지내던 기간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추석 명절이 있는 가을은 곤충과 동물로부터 쉽게 병을 옮을 위험이 커지는 계절입니다. 특히 10월과 11월은 진드기와 설치류(쥐 등)를 매개로 한 감염병 환자가 집중 발생하는 시기로, 접촉에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병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과 쯔쯔가무시증 등 크게 2가지입니다. 쥐를 통해(정확히는 설취류의 배설물 등을 통해) 감염되는 질병은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등 2가지입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영어 약자로 SFTS라고도 하는데, 진드기의 일종인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됩니다. 연간 100~300명이 걸려 비교적 희귀하지만, 위험도가 높습니다. 보통 15% 안팎의 사망률을 보이며, 지난해는 특히 사망률이 높아 20%에 달했습니다. 올해도 지난 19일까지 19.5%의 사망률을 기록중입니다. 

병에 맞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어 증상에 따라 대응하는 식의 대증 치료만 이뤄집니다. 증상은 고열과 다발성장기부전 등으로 나타납니다. 10~12월에 발생 시기가 집중된 쯔쯔가무시증과 달리 4~11월 사이 넓은 기간 꾸준히 감염이 발생합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 기간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쯔쯔가무시증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병답게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연간 약 4천~6천명이 걸리며 매년 10여명이 사망합니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878명이 걸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환자가 7.1% 늘었습니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생기는 이 병은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 생기는 게 특징으로, 전신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물린 후 10일 이내에 발열과 오한 등이 나타납니다. 항생제를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드기로부터 옮는 병은 근본적으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명절 기간 벌초나 성묘, 여행 등 진드기에 물릴 위험이 있는 장소를 간다면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일반복과 작업복을 분리해 입는 게 좋습니다. 진드기 기피제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입니다. 
쥐 배설물, 비말로 떠다니다 '감염'
쥐를 통해 옮는 질환 중에선 신증후군출혈열이 상대적으로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연간 200~400명의 환자가 나오며, 이 중 2~3명가량이 사망합니다. 11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오지만, 1년 전체에 걸쳐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올해는 지난 19일까지 205명이 걸려 전년 대비 약 1.6배로 급증했는데,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발열과 출혈, 신부전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며칠 간격으로 발열 증세를 보이다 저혈압 증상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쇼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며칠간 소변을 보지 못하며 신부전 증세를 보인 뒤에 1~2주간 다량의 배뇨가 이어지는 등 오락가락한 증상을 보입니다.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되지만 영구적인 신경장애가 남는 경우도 드물게 있습니다. 

마지막 렙토스피라증은 연간 100여명이 걸리는 감염병으로, 사망자 역시 2019년 이후로는 지난해 1명 발생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5~10%의 환자는 중증의 황달과 신부전, 출혈을 동반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간부전과 심부전, 금성호흡부전과 중증 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지며, 방치하는 경우 사망률은 5~15%에 달합니다. 
 

쥐를 통한 감염은 진드기와 달리 직접 물리는 게 주요 요인이 아닙니다. 이 질병들은 동물의 배설물이 원인입니다. 배설물에 직접 접촉하거나 배설물이 묻은 음식을 먹어서 걸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건조된 배설물이 공중에 먼지와 함께 떠 다니다가 사람에게 감염되기도 합니다. 설취류가 주요 감염원이지만, 렙토스피라증은 소와 돼지, 개를 통해서도 감염됩니다. 

야외활동 후 바로 옷을 세탁하고 꼼꼼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며, 오염이 의심되는 물을 피해야 합니다. 질병청은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직업군의 경우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권장했습니다. 1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 후 12개월 뒤 1회 추가접종하는 방식의 백신입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농작업 등 야외활동 후 발열, 두통, 근육통,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료진에게 야외활동력 등을 알리고 적기에 치료받아야 한다"며 "의료진도 가을철 감기 증상의 환자가 내원할 경우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가능성을 염두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시행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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