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中시진핑 '방한 언급' 관련 "협의 본격 추진"
SBS Biz 최나리
입력2023.09.24 14:51
수정2023.09.24 20:59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통령실도 오늘(24일) 시 주석 방한 성사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 주석이 한 총리에게 방한 문제를 먼저 언급한 만큼, 이를 토대로 외교채널을 가동해 중국 측과 본격적인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인 2017년 12월과 2019년 12월 두 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답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만큼 시 주석이 한국을 찾아 '답방'할 차례라는 것이 외교가의 인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시 주석 방한을 기대한다는 의사를 취임 후 공개적으로 세 차례 표했으나, 그간 가시적 진전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진 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면서도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 방중을 역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시 주석이 전날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 총리와 별도 면담을 하고, 우리 측이 거론하기도 전에 방한 문제를 언급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은 의미 있는 신호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시 주석도 본인 발언이 갖는 무게를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달 미국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미일 삼국 간 협력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 주석 방한이 이뤄진다면 윤석열 정부 한중관계 형성의 주요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뒤이은 '한한령'(한류 제한령) 발동 등을 계기로 오랫동안 경색된 양국 교류·협력의 전면적인 복원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는 야권이 제기해온 한중관계 우려를 일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시 주석 방한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쯤으로 전망되는 방한 성사를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류가 지배적입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 회의 이후 중단됐던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오는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고위급회의(SOM)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 등 관련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아 한일중 정상회의가 조속히 개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당면 과제입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과 중국 리창 총리 회담, 전날 한 총리와 시 주석 면담 등 충분한 '예열' 단계를 거쳐 한일중 정상회의도 연내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시 주석 방한을 위한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전날 항저우 현지 브리핑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하면 3자회담뿐만 아니라 양자 회담도 각각 따로 한다. 그러면 그 이후에 시 주석 방한으로 이어져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2번째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관전 요소입니다.
아직 윤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참석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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