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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금리 대수냐' 은행 뛰어간 서민들...집값 더 오르기전 사자?

SBS Biz 최나리
입력2023.09.24 10:21
수정2023.09.24 20:59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 전망과 경고에도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났습니다.

오늘(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00∼6.469% 수준입니다.

8월 말(연 3.830∼6.250%)과 비교해 이달 들어 상단이 0.219%포인트(p), 하단이 0.070%p 높아졌습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560∼6.560%)도 20여일 만에 상·하단이 0.140%p씩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두 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170%p(4.301→4.471%), 0.140%p(3.901→4.048%)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은행채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올랐고,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실제로 '매파적(긴축 선호)' 기조가 뚜렷해지자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는 추세입니다.

이들 은행의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270∼7.099%로, 지난달 말보다 상단은 0.130%p 올랐지만, 하단은 오히려 0.030%p 떨어졌습니다.

하단의 하락은 변동금리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0.030%p(3.690→3.660%) 낮아졌기 때문이고, 상단의 상승은 변동금리에도 코픽스가 아닌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일부 은행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결국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리면서, 최고 수준이 7%대를 넘어선 셈입니다.

최고 금리가 7%를 넘은 A 은행의 시계열을 보면, 현재 금리(7.099%)는 지난해 12월(7.603%)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4월 기준금리(3.50%)조차 밑돌았던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도 속속 4%대로 반등하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데다, 은행들로서는 지난해 하반기 연 5%대 높은 금리로 받아 놓은 정기예금들을 빼앗기지 않고 다시 유치하려면 스스로 금리를 올려야 할 입장입니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 경색이 심했던 지난 10월 이후 고금리로 힘겹게 끌어모은 정기예금의 만기가 곧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현재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4.00%를 넘는 것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4.20%), 전북은행 'JB 123정기예금'(4.20%), 제주은행 'J정기예금'(4.10%) 등 모두 10개에 이릅니다.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3.9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3.95%),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3.92%),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3.90%),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3.90%)을 비롯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도 4%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나오는데도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점입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천539억원으로 8월 말(680조8천120억원)보다 1조6천419억원 늘었습닌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일 뿐 아니라, 20여일 만에 이미 8월 증가 폭(1조5천912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조8천759억원(514조9천997억원→516조8천756억원) 불었습니다. 

이달 들어 은행별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 조정을 통한 한도 축소 등이 시작됐는데도 여전히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많다는 뜻입니다. 

5대 시중은행의 흐름으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4월 이후 9월까지 6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 6조9천억원, 6조2천억원 늘었습니다. 은행권 증가 폭(6조9천억원)은 2021년 7월(9조7천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에 대해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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