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추석 '쌈짓돈' 외화 예금으로 눈…환차익·이자 노린다

SBS Biz 박연신
입력2023.09.20 18:40
수정2023.09.30 09:28

최근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국 통화들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초저금리 통화정책과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건데요.

엔화 환율은 이달 1일 100엔당 908원대를 보이다 지난 20일까지 890원대까지 내려갔고, 27일 기준 다시 900원대 초반을 기록했습니다. 위안화 환율은 1위안 당 180원 초반대를 유지 중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원 달러 환율이 1달러에 1천200원대 후반부터 1천300원대 초반이 되면 "미리 사놔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시중은행에서는 외화를 저축해 놓을 수 있는 외화 예·적금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추석을 맞아 성과금과 용돈 등으로 생기는 쌈짓돈을 외화예금으로 돌려 보려는 관심도 늘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지속 증가…"미래 수요 대비"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올해 '7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거주자 외화예금은 1천50억 달러로 석 달 연속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반 년 만에 1천억 달러를 다시 돌파했는데요.

이 가운데 엔화 예금은 처음으로 80억 달러를 웃돌면서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엔화 예금 잔액이 지난 27일 기준 2천932억8천982만 엔으로 집계됐는데요.

지난달 말 기준보다 153억7천600만 엔 넘게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렇게 가치가 절하된 엔화를 미리 사두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팔자"는 투자수요와 "미래에 갈 여행을 대비해 미리 환전해 놓자"는 환전 수요입니다.

통상 은행에서는 환전을 했을 때 생긴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즉 환차익에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다만 출금 시에는 환전 수수료가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방역이 해제되면서 다시 해외여행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가까워 여행하기 좋은 나라로 자주 꼽힙니다.

이 때문에 일본 여행 수요가 다시 늘면서 환전을 미리 해놓겠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중은행 '외화예금' 특판 돌입…각종 이벤트까지

이런 시기에 발맞춰 각 시중은행도 각종 특판에 돌입하는 모양새입니다.

우리은행은 '우리 WON 외화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판매한도는 미국 달러로 1억 달러까지인데요. 1천 달러부터 50만 달러까지 가입할 수 있고, 계약기간은 3개월과 6개월, 12개월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특히 조건에 따라 우대금리 최대 연 0.3%p까지 제공됩니다.

Sh수협은행도 다음 달 24일까지 가입한 고객에게 최대 90% 환율 우대를 적용하는 'Sh똑똑환테크외화적립예금'을 출시했는데요. 상품을 가입할 때 고객이 목표환율을 지정할 수 있고, 오는 12월 29일까지 목표 환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적립과 해지가 이뤄져 환차익 실현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NH농협은행에서도 최대 10개의 통화를 자유롭게 적립 할 수 있도록 하는 '다통화 월복리 외화적립 예금'을 출시했습니다. 여러 국가의 통화를 저축할 수 있도록 하는 데다 월복리 지급과 외화현찰 수수료 면제, 환율 50% 우대, 해외(당발)송금수수료 면제 혜택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에서는 외화상품에 높은 금리를 적용 중인데요. 'KB TWO테크 외화정기예금'은 지난 20일 기준, 고정금리 연 5.34%를 적용 중입니다. 또 고객이 원화대가로 신규 가입과 해지 할 때, 은행에서는 매매마진율의 50% 환율우대를 적용해 주고 있습니다. 

환차'익'도 있지만 환차'손'도 있을 수 있어…"리스크 有"
다만, 전문가들은 외화예금을 놓고 "환율의 변동에 따른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여윳돈을 이용해 투자를 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합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외화 거래를 하거나 충분한 자산으로 하는 외화투자는 괜찮지만, 위험관리 차원에서 하는 투자로는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예금은 상대적으로 단기가 아닌 장기로 봐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노출돼 위험이 커 이를 유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가는 것이 명확하지만 환차손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있는데요.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올랐다고 하면 예금을 넣은 뒤 뺄 때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환율이 내려가게 되면 환차손에 의해 실제 이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령, 외화예금의 명목이자율이 3% 이상이더라도 환차손이 4% 이상 발생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단순히 원화 대비 약세 추이를 보고서만 외화를 사들이는 행위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있는데요.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이 단시간내 미국을 쫓아 금리를 1~2%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단시간 내 환율이 급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예상하는 기간 내 환차익을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위안화의 경우 "굉장히 위험한 투자"라며 "중국이 미국과 맞서 통상, 외교 등 모든 면에서 서로 충돌하는 상황에다 지방정부 부실, 국영기업 부실 문제가 연쇄적으로 터지면 언제든지 중국 경제 자체가 흔들거릴 수 있다. 원화 대비 약세가 계속 이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따라서 안 교수는 "환율에 따른 차트만 보고 '낮다'고 무조건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좋은 투자방식이 아닐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박연신다른기사
내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 내린다…코픽스 0.06%p 하락
디지털 토큰으로 편의점에서 결제…시중銀, CBDC 테스트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