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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생선 맡긴 꼴"…설계사가 슬쩍한 고객돈 6년간 82억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9.20 17:41
수정2023.09.20 19:42

[앵커] 

금융권의 횡령 사고는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업권에서도 이런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고객이 낸 보험료를 노리고 보험설계사가 벌인 짓이었습니다. 

보도에 류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3월 KB손해보험에서 활동하던 한 보험 설계사가 1년 넘는 기간 동안 6억 원가량의 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설계사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한꺼번에 받아놓고 보험사에는 마치 매달 내는 것처럼 조작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 : 설계사가 엄밀히 따지면 저희 직원은 아니잖아요. 위탁 계약 관계에 있다 보니 아무리 교육이나 전파를 하더라도 100% 방지를 하기는 실무적으로는 쉽지 않아요.] 

고객 돈을 맡아두는 수신 기능이 없는 보험사는 그간 금융권 횡령으로부터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객이 낸 보험료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일이 매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험업계에서 벌어진 횡령사고 금액은 약 82억 원에 달합니다. 

보험대리점 업계가 30억 원을 넘겨 가장 많았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업계도 20억 원 중반대에 달했습니다. 

보험업계도 횡령이나 배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양정숙 /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 : 지금 금융당국의 '뒷북' 감독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중대 금융사고 발생 시에 책임자 제재 규정의 실효성 있는 집행을 뒷받침하는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반드시 통과되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최근 보험사들이 자회사로 보험대리점을 세우는 경우도 늘고 있어 내부통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SBS Biz 류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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