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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30년 삼성 안내견 기념식…이재용·홍라희 첫 참석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9.19 07:56
수정2023.09.19 14:04

[오늘(19일)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들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퍼피워커(자원봉사자),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교장,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前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윌리엄 손튼(William Thornton) 세계안내견협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사진=삼성전자)]

故 이건희 회장 철학 바탕…삼성 안내견 학교 30돌 
"삼성이 개를 길러 장애인들의 복지를 개선하거나 사람들의 심성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이런 노력이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국민 전체의 의식이 한 수준 높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고 이건희 회장의 철학으로 시작한 삼성 안내견 사업이 오늘(19일)로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삼성은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안내견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 동행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 자리에 처음으로 참석해 감사와 축하를 나눴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철학, 이후 30년에 걸친 삼성을 비롯한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을 조명하며 서로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나눴습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살아생전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993년 6월 '신경영'을 선언한 고 이건희 회장은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습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입니다.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두를 분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280두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두가 활동 중입니다. 
 
삼성 안내견 학교에서 만난 안내견 파트너 유석종 씨는 네 번째 안내견 해달이와 동행하고 있습니다. 유 씨는 대학에 입학한 후 삼성 안내견 학교에서 안내견 분양을 받으며 21년째 안내견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내견을 만나기 전엔 나갈 일이 없으면 집 안에만 있었지만, 이젠 해달이와 산책하는 소소한 일상이 생겨 매일 2만보 이상을 걷는다고 합니다.

유 씨에게 안내견은 세상과 연결해준 매개체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나의 장애를 먼저 보기보다 강아지를 먼저 보고, 그 다음 나에게도 편히 말을 걸어 준다"며 "장애보단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해달이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렇듯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은 보행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은 팀플레이하는 동지이자 가족입니다. 안내견은 안전한 보행을 돕고 시각장애인은 안내견의 식사∙목욕부터 산책 등 운동까지 '웰빙'을 책임집니다. 

6~8년 뒤 안내견의 소임을 다한 안내견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가정에 입양돼 여생을 보냅니다. 

안내견 분양식·은퇴식 진행…총 11두 새 삶 시작

오늘 행사에서는 3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 온 삼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도 진행됐습니다.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IGDF) 회장은 삼성의 30년에 걸친 노력을 평가하는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손튼 회장은 "삼성은 지난 30년간 진정성있는 노력으로 안내견을 훈련시켜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4명은 안내견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다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팝송 'You Raise Me Up' 등 2곡의 축하 공연을 했습니다. 

또 기념식에서는 새로운 30년을 향해 다시 또 한 걸음을 내딛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진행됐습니다.

퍼피워커의 손을 떠나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 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그리고 이들과 함께 했고 함께 할 사람들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행사입니다. 

퍼피워커를 떠난 안내견 8두는 앞으로 함께 걸으며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새 출발을 했습니다. 안내견을 떠나 보내는 퍼피워커들은 눈물을 훔치며 그간의 시간들을 추억하기도 했습니다.

또 안내견으로서의 삶 1막을 끝낸 은퇴견 3두는 노후를 함께 할 입양가족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은 "故 이건희 회장님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삼성 안내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견사를 기존의 2배 크기로 확장하면서 안내견의 번식과 생활을 위한 공간을 더욱 안락하게 꾸미는 공사를 올해 진행했습니다. 

또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위한 교육 워크숍 횟수를 늘리고 장애인을 배려한 청각 교육자료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교육의 양과 질 개선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안내견 파트너들이 축하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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