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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LH 오리사옥 "살 사람 없나요"…16번째 유찰 왜?

SBS Biz 오수영
입력2023.09.14 13:50
수정2023.09.14 14:20

[분당 LH 오리사옥 (LH 제공=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막대한 부채 경감을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 오리사옥 매각을 14년째 시도 중이지만 이번에 16번째로 또 유찰됐습니다.

지난달 23일 오리사옥 매각 입찰 마감 결과 1개 업체가 응찰했지만 이 업체가 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고 LH가 오늘(14일) 밝혔습니다.

지난 1997년 준공된 오리사옥은 2009년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되기 전까지 주택공사 본사로 쓰였고, 2009년 LH로 통합되고 본사가 경남 진주로 이전하며 현재는 경기남부지역본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LH는 부채 비율을 200% 밑으로 낮추려면 자산 매각이 필수라는 판단에 2010년 꾸준히 오리사옥 매각을 추진해왔는데도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입니다.

LH는 재무 위험기관으로 지정되면서 2026년까지 부채 비율을 200% 이하로 낮춰야 하는 상황이며, 이한준 LH 사장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비율 207%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부채 비율은 218.7%입니다.

입지적 우수성에도 좀처럼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 이유는 이 건물 용도가 업무시설과 문화시설로 제한된 데다, 감정가액이 5천801억원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주거시설을 지을 수 없다 보니 매수자가 선뜻 안 나서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LH는 한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와 부지 용도 변경을 두고 협의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처럼 오리사옥 매각이 계속해서 유찰되자 내부에선 매각 대신 공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서울 중구에 있는 옛 사옥을 한국관광 홍보관으로 활용 중이기도 합니다.

LH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으나, 다른 공공기관 사례를 보면 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시 매각 공고를 낼지 아니면 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논의해볼지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보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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