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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느 대신 젤린느?…명품 베껴서 판 인플루언서 구속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9.14 11:27
수정2023.09.14 17:18

[업체로부터 압수한 상품들. 사진=특허청]

3년 간 샤넬과 프라다, 셀린느 등 명품을 베낀 모방품들을 직접 만들어 판 SNS 인플루언서 등 범죄 조직이 붙잡혔습니다.

통계청은 국내외 58개 기업 유명 브랜드의 의류, 신발, 귀금속 모방품을 제조·판매한 SNS 인플루언서이자 관련 법인 대표인 34세 A씨를 구속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법인과 임직원 7명도 디자인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습니다.

디자인 범죄 관련 피의자가 구속된 건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왼쪽이 정품, 오른쪽이 모방품. (사진=특허청)]

누적 방문자수가 1,400만명에 달하는 패션 관련 인터넷 포털 블로그를 운영 중이던 A씨는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구매자를 끌어들여 회원제로 모방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모방품 제조는 국내 또는 해외 현지 업체에 맡기고, 판매·유통은 법인을 직접 설립해 본인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제조·판매 구조를 조직화했습니다.

이들은 명품과 디자인을 똑같이 구성한 제품을 판매해 왔으며, 명품 로고를 그대로 달거나 혹은 로고 스펠링을 유사한 다른 스펠링으로 바꾸는 수법을 이용해 왔습니다.

특히 신상 제품을 구입한 후 이를 모방하고 반품하는 수법으로 모방품을 제조했으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모방품에 자체 라벨을 붙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2020년 11월부터 약 3년간 제조·유통시킨 모방품은 정품가액으로 무려 344억 원에 달합니다.

이를 통해 24억 3천만 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업체의 모방품 수선 공간. (사진=특허청)]

A씨는 이같은 모방품을 판매하면서 서울 강남구 소재 고급빌라에 거주하면서 고가의 슈퍼카를 여러 대 보유하는 등의 호화생활을 SNS에 과시했습니다.

특허청은 A씨의 이런 행위가 또 다른 범죄행위를 조장하고 디자이너들의 창작의욕을 와해시켜온 점에 대해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들이 챙긴 범죄 수익 20여억원은 전액 국고로 환고될 예정입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번 범죄 수익은 디자인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추징 보전한 금액 중에서는 특허청 특별사법경찰 출범 이래 가장 큰 규모입니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지능화되는 지식재산권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국고로 환수해 범죄 동기 및 유인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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