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어찌하나...기업 1000원어치 팔아 36원 남겼다
SBS Biz 최나리
입력2023.09.12 12:32
수정2023.09.12 16:25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반도체·석유제품 등 수출품 가격과 운임 등이 떨어진 데다 건설현장 사고도 잇따르면서 지난 2분기(4∼6월) 국내 기업들의 성장·수익성 지표들이 크게 나빠졌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2일) 공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천962개(제조업 1만1천604개·비제조업 1만1천358개)의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습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친 것은 2020년 4분기(-1.0%) 이후 처음이며 감소율은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컸습니다.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지난해 2분기에는 71원을 남겼다면, 올 2분기에는 36원을 남겨 1년 전보다 수익성이 반토막 났다는 의미입니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 감소 폭(-6.9%)이 1분기(-2.1%)보다 더 커졌습니다.
[자료=한국은행]
세부 업종 가운데 석유화학(올해 1분기 -3.5%→2분기 -17.1%), 기계·전기전자(-14.3%→-15.4%) 업종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IT(정보기술) 경기 침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비제조업 매출 증가율도 1분기 3.6%에서 2분기 -0.7%로 급락했습니다.
각 기저효과와 운임지수 하락의 영향으로 전기가스(19.8%→10.0%), 운수(-5.9%→-14.8%) 업종의 증가율 하락 폭이 컸습니다.
[자료=한국은행]
수익성 지표 악화도 뚜렷했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3.6%)은 작년 2분기(7.1%)의 약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세전 순이익률(6.0%) 역시 1년 사이 1.2%포인트(p) 낮아졌습니다.
비제조업(작년 2분기 5.1%→올해 2분기 4.6%)보다 제조업(8.6%→2.9%)의 영업이익률이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세부 업종 중에서는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12.1%→-1.6%)와 서비스업 중 운수업(15.8%→8.7%), 건설업(6.5%→3.3%)의 이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해운 운임 하락, 건설현장 붕괴 재시공에 따른 영업손실 탓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전체 기업의 2분기 부채 비율(90.8%)이 1분기(95.0%)보다 낮아졌습니다. 차입금 의존도(26.0%)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12월 결산법인은 미지급 배당금을 (장부상) 부채로 잡아놓기 때문에, 2분기 배당금이 지급되면서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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