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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동 쪽방촌 소유주, 아파트 분양권 받는다

SBS Biz 이한나
입력2023.09.11 14:34
수정2023.09.11 15:45

[서울 용산구 동자동 후암특별계획구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공주택지구에 포함된 쪽방촌 소유주들이 재개발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쪽방촌 소유주 보상이 확대되면서 2021년 발표 이후 2년 7개월 넘게 지지부진한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공공 재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늘(11일) 국회에 따르면 쪽방촌 공공주택 사업 때 보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 본회의 문턱만 남겨놓고 있다. 이달 중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개정안은 쪽방 밀집 지역을 포함한 공공주택지구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에게 현물보상, 즉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뒀습니다.

쪽방촌은 특성상 대부분의 토지주가 세를 내놓고 사업지구 밖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토지보상 법령에 따라 실거주하지 않은 주민에게 분양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을 받도록 해 소유주들의 반대가 거셌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쪽방촌인 동자동의 공공 재개발 사업은 토지주 반발로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용산구가 동자동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 재개발 추진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21년 2월입니다.

정부는 수십년간 사업성 부족으로 민간 재개발이 진행되지 못한 이곳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10여개 동의 고층 아파트단지로 재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쪽방촌 주민의 재정착을 위해 전체 2천410호의 공급 물량 중 1천250호(52%)는 공공임대주택, 200호는 공공분양주택, 960호는 민간분양주택으로 짓기로 했습니다.

지난 2020년 서울시 쪽방 건물 및 거주민 실태조사에 따른 동자동 쪽방촌 세입자는 1천83명인데, 쪽방촌 주민 전원이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짓기로 한 것입니다.

발표 당시 세입자를 내쫓아온 재개발 역사를 뒤로하고 주민 재정착 방안을 마련한 뒤 민간 분양주택을 건설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착공해 한창 공사 중이어야 할 이곳은 '공공주택지구 지정'이라는 첫 단계로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방식과 현물청산 방침 등에 대해 동자동 토지·건물 소유주들이 '공공의 이익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사유재산권을 박탈한다'며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소유주들은 민간 재개발로의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정부도 소유주들이 요구한 민간개발 정비계획안을 검토했지만, 쪽방촌 거주자에 대한 이주대책, 낮은 용적률, 최고 고도 지구, 공사 비용 문제 등으로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아 동자동 재개발은 또다시 지지부진한 상태가 됐습니다.

정부가 쪽방촌 공공 재개발을 추진하는 3곳 중 나머지 2곳인 서울 영등포와 대전역 인근은 지구계획 승인을 완료하고 보상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의 경우 지구 밖 거주자에게도 아파트 분양권으로 보상할 수 있도록 제도 변경을 추진해왔습니다. 소유주들에게 '당근'을 내민 셈입니다.

정부는 조만간 토지·건물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주민 설명회를 열어 법사위를 통과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내용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개정 공공주택 특별법은 토지주들의 재산권을 좀더 보장해주는 방안"이라며 "최근 부동산 경기나 경제 상황을 봤을 때 민간개발로 전환한다고 해서 원활한 사업 추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개정법이 쪽방촌 토지·건물 소유주들의 공공 개발 참여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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