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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차이나 런' 가속화…인도·베트남 자금 이동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9.06 08:24
수정2023.09.06 08:51

[28일 중국 안후이성 푸양시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푸양[중국] AFP=연합뉴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증시 부진 여파로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과 펀드에서 자금을 빼고 있습니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설정액 10억 원 이상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중국·홍콩 펀드 설정액은 최근 1개월간 2천387억 원 줄었습니다. 

이는 중국·홍콩 펀드 다음으로 설정액 감소분이 많은 아시아·태평양 펀드(767억원)의 3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손실 위험이 커진 데다 단기간 회복을 낙관하기 힘들어지자 상당수 투자자가 발을 뺀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습니다. 

중국·홍콩 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6.11% 손실을 기록해 브라질 펀드(-5.04%)보다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러시아(3.04%), 인도(2.15%), 베트남(1.96%) 등 신흥국은 물론 북미(1.41%) 펀드 등이 수익을 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중화권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중학개미'들의 중국·홍콩 주식 보관액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주식 보관액은 38억5천213만 달러(약 5조1천33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달 말 기준 31억2천197만달러(약 4조1천600억원)로 집계돼 20%가량 줄었습니다.

이는 지난달 중순께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며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될 우려가 제기되자 투자자들이 앞다둬 주식을 팔아 치운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처로 꼽히는 인도와 베트남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설정액은 179억원, 234억원 각각 늘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기준 101~250위 중형주의 전체 시가총액은 최근 7년간(2016년 5월~2023년 5월) 약 2.8배 성장했습니다. 

같은 기간 인도 대형주로 구성된 MSCI India지수가 약 1.7배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중소형주 성장률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베트남 호찌민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 등 시장 대표성을 갖춘 대형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 역시 5월 말 이후 이달 1일까지 15.7% 올랐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생산설비를 중국 외 인접 국가로 옮기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인도, 베트남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니어쇼어링 효과를 노린 외국 기업의 투자가 늘며 해당 국가의 환율 강세가 이어지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인도·베트남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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