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 이어 ABL생명 매각도 수면위…'잠재적 매물' 꼬리표 뗄까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9.04 12:02
수정2023.09.04 14:02
[ABL생명 CI. (사진=ABL생명)]
수년간 '잠재적 매물'로 꼽히던 보험사들이 올 들어 잇따라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중소형사인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기업가치 변동성이 큰 만큼 최종적으로 매각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매각 본입찰에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사모펀드 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상반기 ABL생명의 순이익은 427억7천400억원, 총자산은 17조원 규모입니다. 시장에선 ABL생명의 기업가치를 3천억~4천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인수 후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선 수천억원, 많게는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잠재적 매물인 KDB생명도 매각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KDB산업은행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시도한 끝에, 지난 7월 13일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가 선정됐습니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는 MG손해보험 매각도 다시 재개됐습니다. 예보는 다음달 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뒤 예비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매각 방식으로는 ▲주식 매각(M&A) ▲자산·부채 이전(P&A)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올 들어 보험사들이 잇따라 인수전에 돌입하는 분위기지만 업계 안팎에선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ABL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의 계열 보험사인데, 또 다른 계열사인 동양생명에 비해 순이익은 5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동양생명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보면 ABL생명의 매각 성사도 쉽지 않을 거란 관측입니다.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된 KDB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오랜 시도 끝에 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인수자가 안고 가야 할 부담이 큰 게 변수"라며 "하나금융지주의 인수전 완주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KDB생명의 건전성이 좋지 않은 만큼 인수 후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01.6%로 보험업법상 기준(100%)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시장에선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선 최소 5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경우 금융당국과의 소송 리스크가 여전한 점도 걸림돌입니다. 앞서 지난달 17일 서울행정법원은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본안소송에서 금융위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JC파트너스 측은 항소에 무게를 두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지주사 전환을 예고한 교보생명을 비롯해 여러 사모펀드가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지만, 인수자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적정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관건인데 올해 IFRS17 도입 등으로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도 불분명해 가격 분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모펀드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지주사, 기존 보험사들도 보험사 인수에 의지는 있지만 매각 성사까지 빠르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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