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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화하는 현대차 노사…다음 달부터 특근은 중단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8.30 16:09
수정2023.08.30 16:37

지난 18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했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내일(31일)부터 다시 대화를 시작합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오늘(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사측과의 교섭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부에 따르면 회의에서 해당 안건은 조합원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번 논의는 지난 28일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가 노조 사무실을 찾아 재교섭을 요청한 데 따른 겁니다.

다만 노조는 다음 달 4일부터 토요일 특근을 거부하는 등의 쟁의행위는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임단협 교섭을 제외한 사측과의 모든 협의를 중단하고, 직무교육을 제외한 사측이 진행하는 교육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91.8%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 권한을 확보했습니다.
여전히 큰 노사 입장차…파업 불씨 남아
당장의 파업은 막았지만, 불씨는 남아있습니다.

현재까지도 현대차 노사의 가장 큰 쟁점은 '정년 연장'입니다.

노조는 올해는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맞춰 만 64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사회적 여론을 이유로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년 연장'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 노사가 많은 만큼 이들의 교섭 타결도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지급 등도 요구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측과 의견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일단 특근 거부 등의 쟁의행위로 사측을 압박하고, 내일부터 재개되는 교섭에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 돌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업 시 손실 적지 않을 듯…계열사로 번질 우려
이미 지난 2018년 7월 4일간의 노조 파업으로 1만1000대의 생산 차질과 2750억원의 손실을 봤던 현대차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완성차는 2500대가량으로, 이미 노조가 특근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실제 파업까지 돌입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KB증권은 이번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영업손실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기아를 비롯해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들도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과 처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계열사로 이같은 파업 기조가 번질 우려도 제기됩니다.

노조는 사측과 대화를 시작하는 한편 쟁대위 상무집행위는 내일(31일)부터 철야농성에 나서고, 대의원 및 현장위원 이상 간부는 다음 달 4일부터 출·퇴투를 진행하는 등 투쟁 강도를 더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 노사가 다가오는 추석 전 파업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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