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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시험은 막장?...선발인원 따라 고무줄 조정

SBS Biz 윤진섭
입력2023.08.30 15:51
수정2023.08.30 16:17


법령상 절대평가로 규정된 공인회계사(CPA) 시험이 실제로는 상대평가처럼 운영돼 왔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습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금융위원회 위탁으로 금융감독원이 주관합니다.

감사원은 30일 금융위 정기감사 가운데 공인회계사 선발제도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금융위는 상대평가처럼 목표 인원을 미리 설정했고, 금감원은 금융위가 원하는 목표 선발인원 수준으로 합격자 수가 조절될 때까지 채점을 반복하고 점수도 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공인회계사 진입 규제를 완화하라는 권고에 따라 지난 2004년 '공인회계사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는 5과목 모두 6할 이상(100점 만점일 경우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 제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돼 왔다는 게 감사원 지적입니다.

감사원은 "금융위는 공인회계사 수요가 증가하고, 중소·중견 회계법인과 비회계법인이 채용난을 겪는 상황을 알면서도, 최소선발예정인원을 4대 회계법인 채용계획 수준인 1천100명 수준으로 동결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위는 이같이 최소선발예정인원을 축소 산정한 다음, 2021년도 선발시험까지 이 인원을 사실상 선발 목표인원처럼 관리했다.

시험관리기관인 금감원이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으나, 금융위는 당초 방안대로 '적정합격자 수'를 정해 금감원 측에 참고 자료로 전달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채점 위원들에게 응시생 20%를 가채점한 다음, '예상 합격자 수'가 금융위 목표(최소선발예정인원)에 근접할 때까지, 채점 기준을 2∼3차례 변경·재채점 할 것을 채점위원에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출제, 가채점, 본채점의 채점 기준(부분 점수 등)이 계속 임의로 변경됐다는 게 감사원 설명입니다. 

감사원은 "세법의 가채점 평균이 60점을 크게 상회하면 부분점수 불인정 등으로 평균 점수를 낮추고, 원가 회계의 가채점 평균이 60점보다 높으면 당초 채점 기준을 완화해 가채점 평균 점수를 올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금감원은 채점을 완료한 뒤 응시생 이의 제기 방지 및 합격자 수 관리 등을 위해 합격 기준(60점)에 근접한 59점대 답안지를 모두 골라냈다"며 "59점대 점수를 60점대로 올려 합격시키거나 아니면 58점으로 낮출 것을 채점 위원에게 요구했고 이에 따라 점수가 상·하향 조정됐다"라고 부연했습니다. 탈락자의 이의 제기를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감사원은 금융위와 금감원에 법령과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공인회계사 선발 시험을 운영하라고 통보했고, 8월 말 발표예정인 23년도 공인회계사 최종합격자에는 이번 감사과정의 지적 사항이 반영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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