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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어 현대도 "송출 중단"…번지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SBS Biz 이한승
입력2023.08.27 09:48
수정2023.08.27 11:29

[홈쇼핑 수수료 (CG).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홈쇼핑사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인 송출 수수료를 두고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홈쇼핑들의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강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 다음달 말 이후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통보한 대로 송출이 중단되면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의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으로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368만가구 추정)은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됩니다.

다만 같은 지역에서도 LG헬로비전이 아닌 SK브로드밴드, KT 등 IPTV로 유료 방송을 보는 경우에는 현대홈쇼핑 채널을 그대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에 오는 10월 1일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고지한 바 있습니다.

방송 송출 중단을 하게 된 계기인 송출 수수료 갈등은 업계에서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같은 방송 송출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천65억원으로 2018년(1조4천304억원)에 비해 33.3% 증가했습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 수수료는 연평균 8%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방송 매출액에서 65.7%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됐습니다.

홈쇼핑 입장에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송출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지만, 최근 TV 시청 인구가 줄면서 홈쇼핑 업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 2020년 1천557억원에서 2021년 1천339억원, 2022년 1천127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8.4%나 급감했습니다.

방송법 위반에 따라 새벽방송이 중단됐던 롯데홈쇼핑의 경우 2분기 매출(2천310억원, 15.2%↓)과 영업이익(20억원, 92.8%↓) 모두 줄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협상 관행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통상 유료 방송 사업자들은 앞번호에 높은 수수료를 매기고, 뒷번호로 갈수록 낮아진 수수료를 적용합니다. 이같은 채널 번호는 협상으로 정하게끔 돼있지만, 실제로는 유료 방송 사업자가 강제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불만입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도 실적 부진에 따른 수수료 부담으로 LG헬로비전에 뒷번호로 이동하겠다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방송 중단 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결국 피해는 시청자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우려에 송출 수수료 갈등이 봉합되기를 기대하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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