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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한 가운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2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2조8천8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인 7월 말(8천657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2조210억원이나 급증한 것입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매달 내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해 '연령 제한' 등의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보입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금융당국의 경고가 있은 직후인 지난 13일 이후에만 1조872억원 증가했습니다.

이같은 상황 속이 24일 기준으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4천612억원으로 집계돼, 7월 말(679조2천208억원)에 비해 2천403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주담대의 경우 같은 기간 512조8천875억원에서 513조3천716억원으로 4천840억원이나 늘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을 상대로 '가계대출 취급실태 종합점검'에 나섰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참석해 "지금 금감원에서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있으니까 (가이드라인 발표는)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경고 이후 일부 은행들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을 두고 판매 속도를 조절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수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이라는 연령 제한을 도입했고,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25일부터 수협은행과 같은 '만 34세 이하' 규제를 적용했습니다. 대구은행도 이달 중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경남은행은 오는 28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고, 농협은행은 오는 31일까지만 50년 만기 주담대를 팔기로 했습니다.